"트럼프 재집권,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거세질 것"

김상희 기자, 최성근 전문위원 2024. 1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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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미국과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신 행정부의 반민주주의적 충동이 어떤 견제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헌법과 법치주의가 유지될 것인가 여부는 향후 세계 민주주의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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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1.15. /사진=민경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미국과 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질서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래리 다이아몬드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신 행정부의 반민주주의적 충동이 어떤 견제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헌법과 법치주의가 유지될 것인가 여부는 향후 세계 민주주의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에선 당파를 떠나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에 대한 확고한 지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실패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이 흔들리고,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부상하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 지수는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쇠퇴는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가진 국가뿐만 아니라 냉전 이후 민주주의로 전환한 방글라데시, 헝가리, 조지아, 세르비아, 튀니지 등과 같은 국가에서도 나타났다. 이들 국가에서 선출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은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고 사법부와 언론을 장악해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며 비판세력을 침묵시키고 검찰과 보안기관, 군대 등을 통해 사회를 통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자유주의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이들에게 실망과 불안을 안겨줬다. 이에 대해 다이아몬드 교수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만한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 유권자들조차 그에게 표를 던진 이유는 인플레이션의 영향과 경제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다. 특히 경제적 우려는 젊은 유권자와 소수민족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권위주의적 지도자를 선출함으로써 이제 미국 유권자들도 그에 수반되는 복수, 위협, 권력의 남용이라는 짐을 지게 됐다는게 다이아몬드 교수의 생각이다.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무부와 다른 연방기관, 군대를 동원한 비판세력 탄압, 비우호적 언론 처벌과 공무원 숙청, 이민자 추방 등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만약 트럼프가 광범위한 면책권을 바탕으로 공약들을 이행한다면 미국은 견제와 균형, 시민적 자유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렬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며, 이는 지난 임기 때보다 훨씬 전략화되고 포괄적이며 무자비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그로 인해 미국 민주주의가 쇠퇴한다면 전세계 민주주의 정치질서에도 큰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위기에 처한 미국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시민들이 '미국의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겠다'고 맹세한 선서를 존중해야 하며 이는 지도자나 정당이 아닌 바로 원칙에 대한 선서다"라고 강조했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최성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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