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풍향계] “파견 온 공무원은 점퍼 안 줘요”…부처칸막이 없애겠다면서 외부인 취급한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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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서 때 아닌 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타부처 파견직 공무원은 산업부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청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죠.
인사교류를 통해 산업부에서 근무 중인 B공무원은 "산업부는 원소속 부처보다 문화가 딱딱하고 타부처 파견직이나 민간 전문가로 들어온 직원들을 배척하는 문화가 있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건 피복 차별이지만, 안에서는 핵심 업무에서 배제하는 은근한 '배척' 분위기도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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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에 파견 온 기재부·농식품부·중기부·문체부 공무원, 피복 못 받아
”산업부에 잠시 파견 나왔는데, 이런 걸로 차별하니 참 씁쓸합니다. 은근한 차별이 느껴져 하루빨리 원래 부처로 복귀하고 싶습니다.” (다른 부처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파견 온 A씨)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때 아닌 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에너지 절감을 도모하고, 직원 사기 고양 차원에서 산업부 로고가 적혀있는 점퍼(피복)를 맞췄는데, 타 부처에서 파견 형태로 와있는 직원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17일 산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A씨에 따르면 산업부는 연말을 앞두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은색, 남색, 짙은회색, 옅은회색 네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피복 신청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A씨는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타부처 파견직 공무원은 산업부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청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죠.
산업부에는 현재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다양한 부처의 공무원들이 파견돼 근무하고 있습니다. 타 부처의 공무원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해 인사교류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산업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처들이 타 부처와의 인사교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사교류를 하는 것은 정부 인력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국가정책 수립과 집행의 연계성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죠. 대상직급은 실·국장급(고위공무원), 과장급(3~4급), 실무자급(4~9급) 및 민간전문가 등이 포함됩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맞벌이, 육아 등 공무원 고충해소를 위해 수시인사교류를 할 뿐만 아니라 계획인사교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교류 기간은 2년 이내지만, 총 5년 범위 안에서 근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파견직 공무원은 타부처에서 근무 후 원소속으로 복귀하는 조건으로 본인 부처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타부처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주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월 협업행정 구현을 위해 국·과장급 24개 직위 전략적 인사교류를 단행했습니다. 4월에는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주재로 ‘제1차 협업과제점검협의회’를 열고 전략적 인사교류를 시행한 교류기관 간 41개 협업 과제를 선정하기도 했죠.
당시 박 차장은 “전략적 인사교류는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위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과제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강도 높은 협업”이라며 “타 부처의 협조를 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양 기관이 주체가 돼 지속해서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4월 ‘부처 간 연계 강화”를 당부했습니다. 주요 투자 과제를 중심으로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자는 지시였습니다. 기재부는 이 과제를 윤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잘한 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부처 일선에서 벌어지는 파견자를 외부인으로 취급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이러한 인사 교류와 협업의 취지가 다소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사교류를 통해 산업부에서 근무 중인 B공무원은 “산업부는 원소속 부처보다 문화가 딱딱하고 타부처 파견직이나 민간 전문가로 들어온 직원들을 배척하는 문화가 있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건 피복 차별이지만, 안에서는 핵심 업무에서 배제하는 은근한 ‘배척’ 분위기도 남아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문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과연 산업부로 오려는 타부처 공무원이 많아질 수 있을까요? 진정한 ‘협업’을 위해서는 서로를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로 생각하고 배척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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