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원한다면 수영복 준비”… 미국서 열풍인 사우나 네트워킹

김효선 기자 2024. 11.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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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창업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우나 네트워킹'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과거 비즈니스 미팅의 중심이었던 바와 레스토랑을 대신해 이색적인 만남의 장소로 사우나가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각) 사우나 네트워킹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나에서의 네트워킹은 기존의 비즈니스 미팅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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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창업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우나 네트워킹’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과거 비즈니스 미팅의 중심이었던 바와 레스토랑을 대신해 이색적인 만남의 장소로 사우나가 떠오르고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대형 사우나의 모습. /월스트리트저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각) 사우나 네트워킹이 미국 투자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트렌드는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대규모 세일즈포스 콘퍼런스에서 시작됐다. 당시 핀란드 출신의 스타트업 창업자 자리 살로마는 자신의 인공지능(AI) 툴을 알릴 독창적인 방법을 고민하다 사우나 대여를 생각해 냈다. 그는 바와 레스토랑 대신 사우나에서 투자자와 교류하는 소셜 모임을 기획했다.

이는 미국 내 기술 업계에서 반(反) 알코올 운동이 확산하며 기존의 술자리 미팅을 대체할 장소가 필요하던 시점에 나온 것이었다. 살로마는 처음에 미국인들이 회사 행사에서 수영복을 입고 만나는 것에 어떻게 반응할지 우려했으나, 예상과 달리 참가자들이 ‘소셜 사우나’에 열광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행사에는 대기자 명단까지 생길 정도로 관심이 폭발적이었다. 네트워킹을 위한 새로운 장소에 목말랐던 투자자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신선한 환경에서 만나는 것을 반가워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우나 네트워킹의 인기는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뉴욕과 콜로라도 등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새롭게 지어진 사우나 공간은 보통 20~4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계단식 좌석 구조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포도밭에 임시로 설치된 사우나는 자연 속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 뉴욕에는 최대 9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사우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사우나에서의 네트워킹은 기존의 비즈니스 미팅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제공한다. 사우나 안에서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투자자들은 캐주얼한 분위기 속에서 창업자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한 창업자는 WSJ에 “사우나에서의 비즈니스 미팅이 오히려 강한 인상을 남기며 자금을 유치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만 모든 사람이 사우나 네트워킹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사우나가 지나치게 캐주얼하거나 어색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55세의 창업자는 “벤처캐피털(VC)에게 피칭을 하기 위해 수영복을 입고 가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계약이 성사된 후라면 사우나에서 편안한 만남을 고려해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피칭(pitching)은 투자자들에게 사업 계획, 시장 가능성, 성장 전략 등을 설명하며 자금 투자를 요청하는 과정을 말한다.

사우나 네트워킹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 트렌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술을 줄이자는 문화가 확산하며 술 중심의 사교 문화를 대체할 색다른 네트워킹 방식이 필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사우나라는 장소가 모든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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