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부진에 밖에선 트럼프 리스크…현대차·기아 전기차 비상등

이동희 기자 2024. 11. 1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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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위태롭다.

국내 시장에서는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 전기차에 밀려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 전기차 정책 움직임에 리스크가 커지며, 경쟁 업체의 추격까지 거세다.

주요 전기차 모델 판매 감소로 현대차·기아의 국내 점유율도 지난해 64%에서 올해 54%로 줄었다.

내년 상반기 글로벌 1위 전기차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의 승용차 출시가 확정됨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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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국내 전기차 시장 현대차·기아 점유율, 작년 64%→올해 54%
'反전기차' 트럼프에 美 불확실성 고조… "첫 외국인 CEO·성 김 사장" 대응
현대차의 아이오닉 5 N. (현대자동차 제공) 2024.10.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위태롭다. 국내 시장에서는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 전기차에 밀려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반(反) 전기차 정책 움직임에 리스크가 커지며, 경쟁 업체의 추격까지 거세다.

국내 점유율 5%p 감소…테슬라 이어 BYD 국내 상륙 임박

1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전기차(상용차 제외) 신규 등록 대수는 10만3338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27대보다 1만2411대(13.6%) 증가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도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은 수입 전기차 판매가 늘어서다.

지난해 1~10월 국산과 수입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각각 5만8198대, 3만2729대다. 비중은 국산이 64%, 수입이 36%다. 하지만 올해 10월까지는 국산 59.8%, 수입 40.2%를 기록하며 격차가 좁혀졌다.

수입 전기차 비중 확대는 테슬라 영향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상하이팩토리에서 만든 저가형 모델Y와 모델3를 잇달아 출시했다. 판매량은 지난해 1~10월 1만1880대에서 올해 1~10월 2만4893대로 109.5% 증가했다.

국내 대표선수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부진하다. 같은 기간 현대차 아이오닉5는 1만3774대에서 1만2220대로 1554대 감소했고, 기아 EV6 역시 지난해보다 7082대 줄어든 8143대에 그쳤다. 주요 전기차 모델 판매 감소로 현대차·기아의 국내 점유율도 지난해 64%에서 올해 54%로 줄었다.

그나마 올해 하반기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EV3 등 보급형 모델 출시로 최악은 면했다. 내년 상반기 글로벌 1위 전기차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의 승용차 출시가 확정됨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왼쪽)와 성김 자문이 대화를 하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트럼프 2기 美시장 암운…호세 무뇨스 CEO·성 김 사장 발탁

현대차·기아의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실적은 여전히 상승세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기아의 1~3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8만9589대로 지난해 6만8548대보다 30.6% 증가했다.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테슬라에 이어 2위다. 지난달에도 역대급 판매 실적을 거두며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IRA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대당 7500달러의 세제혜택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리스 등 방법으로 IRA 리스크를 만회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IRA 세제혜택 폐지뿐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추가 관세 등을 예고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분기 조지아주 신공장(HMGMA) 가동을 시작하면서 IRA 수혜를 기대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혼다 등 미국 내 경쟁업체의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맞춤형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로 글로벌 최고운영자(COO)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내정하며 196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CEO를 세웠다.

또 대외협력·국내외 정책 동향 분석, 홍보·PR 등을 총괄하는 그룹 싱크탱크 수장에 성 김 현대차 고문역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성 김 사장은 국제 정세에 정통한 미국 외교관료 출신으로 역대 미국 정부에서 여러 핵심 요직을 맡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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