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동맹은 돈 아닌 가치, 한국은 ‘머니 머신’ 아니다”
“트럼프 재집권, 동맹에 도전과 기회 동시에 제공”
손에 잡히는 北비핵화 로드맵 필요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은 15일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 아닌 노력을 통해 혁신과 성공을 이룬 기적의 머신”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한국이 낼 방위비 분담금으로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부른 가운데 “동맹은 돈이 아닌 가치의 문제” “우리는 양측이 동의하는 방위 비용 분담의 합당한 수준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반박한 것이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재집권은 한미동맹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한국은 동맹을 심화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전략적인 외교로 이 역학관계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의 조지워싱턴대 엘리엇국제대학원에서 ‘미국 대선 이후 한미동맹의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박 전 장관은 외교부 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해 4월 서울에서 트럼프 2기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마이크 왈츠 공화당 의원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원칙 있는 접근이 필요하고,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 양국이 같이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1기 때 주일 대사를 지낸 측근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도 가까운 편이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對北) 정책 추진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대치와 화해 중 어느 한쪽 극단으로 치우칠 때 잠재적 도전이 될 수 있다”며 “대북 정책은 원칙과 균형감이 있고, 일관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 없이 평화·안정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을 비핵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로드맵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1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양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한국의 세계적인 조선 역량을 거론하며 향후 트럼프 정부의 군사력 강화 과정에서 한미 간 해군 군함 건조, 해상 수송 분야에서 협력의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선 분야를 콕 집어 한미 간 협력을 얘기한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트럼프 2기 정부가) 중국에 맞서고 디커플링(decoupling)을하는 접근을 강화할 수 있는데 이게 한국에 도전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이 미국과 함께하는 것은 의심할 바 없지만, 우리는 중국과의 현존하는 경제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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