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물꼬에 역전 결승타…한국 위기에서 건져낸 박성한
조별리그 3경기서 11타수 5안타 활약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타율 3할 유격수' 박성한(SSG 랜더스)이 극적인 역전 결승타를 때려내며 한국 야구를 위기에서 건져냈다.
0-6으로 끌려가던 상황에 볼넷을 골라 추격의 발판을 놨고, 8회에는 역전 결승타를 때리며 해결사로 나섰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벌어진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9-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만, 일본에 패배하면서 1승 2패에 몰린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대결에서도 패배하면 사실상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에 질 경우 희망은 하나 뿐이었다. 일본이 5전 전승으로 1위가 되고, 나머지 5개 팀이 모두 2승 3패가 돼야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한국은 경기 초반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0-6으로 끌려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듯 했다.
한국 선발 투수 임찬규(LG 트윈스)는 3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한 뒤 조기 강판했다. 뒤이어 나온 소형준(KT 위즈)과 조병현(SSG 랜더스)도 각각 1이닝 3피안타 1실점, 1⅔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한국 타선은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투수 프랑클린 킬로메에 묶여 5회까지 1안타에 그쳤다.
암울하던 한국에 한줄기 빛이 보인 것은 6회였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성한은 바뀐 투수 헥터 페레스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한국의 첫 선두타자 출루였다.
박성한의 출루는 한국의 추격으로 이어졌다.
박성한이 걸어나간 후 페레스가 급격하게 흔들렸고, 최원준(KIA 타이거즈)에게도 볼넷을 줬다.
홍창기(LG)의 진루타로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신민재(LG)의 내야 땅볼 때 페레스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공이 외야로 빠져나가면서 주자 둘이 모두 득점했다.
이후 2사 3루에서 문보경, 박동원(이상 LG)의 연속 2루타가 터지면서 한국은 4-6까지 추격했다.
이때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희망을 본 한국은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고, 쫓기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선 조급함과 불안함이 느껴졌다.
한국은 8회말 다시 한 번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나승엽(롯데 자이언츠)의 볼넷과 문보경의 진루타, 박동원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됐다.
이어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이 우전 적시타를 때리면서 5-6까지 따라붙어 역전 희망을 부풀렸다.
하지만 윤동희가 삼진을 당하면서 소득없이 아웃카운트만 늘었다.
만약 이대로 찬스를 놓친다면 역전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아웃카운트가 3개 밖에 남지 않는 9회에는 역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 박성한이 해결사 노릇을 했다.
송성문의 도루로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박성한은 상대 마무리 투수 디에고 카스티요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박성한은 6구째를 노려쳐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렸다.
주자 둘이 모두 홈을 밟았고, 박성한은 빠른 발을 앞세워 3루까지 내달렸다.
박성한이 3루까지 나아간 덕에 추가점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고, 최원준의 적시 2루타가 터졌다. 홍창기도 중전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한국은 9-6으로 앞섰다.
3점의 리드를 잡은 덕에 마무리 투수를 맡은 박영현(KT)도 한층 여유있는 마음으로 9회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이날 수비에서도 박성한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2회초 무사 만루, 7회초 1사 1루에서 모두 매끄러운 병살 플레이를 펼쳤다. 9회 1사 1루에서 경기를 끝내는 병살타를 만든 것도 박성한이었다.
박성한은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그러나 쿠바전부터 계속해서 선발 출전하며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다.
3경기에서 박성한은 11타수 5안타, 타율 0.455에 3득점을 올렸고, 도루도 2개를 해냈다.
쿠바전에서도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성한은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팀의 8-4 승리에 힘을 더했다. 일본전에서는 팀이 패배하는 가운데서도 4타수 2안타로 분전했다.
앞선 2경기에서 '조연'에 가까웠던 박성한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는 주연으로 거듭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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