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의 고향’ 쓰촨에서 태어난 탄탄면, 그 알싸한 마라 맛의 비밀 [여책저책]
먹어야 삽니다.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물론 맛있으면 금상첨화겠죠. 분위기까지, 나아가 의미까지 얹어진다면 최고의 산해진미가 아닐까요. 여행을 떠나서 맛보는 현지 음식은 아마도 이런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는데 부족함이 없을 겁니다. 혹자의 말처럼 제철 음식이 보약이고, 갓 잡거나 채취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최고인 점 역시 그런 이유일테죠. 또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요리를 만든 숨은 장인들의 손맛은 비할 데가 없을 겁니다.
김사원세끼 | 비타북스
유튜브 42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김사원세끼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맛집 비밀 노트 ‘김사원세끼의 노포 투어’를 출간했다. ‘맛없는 건 안 올린다’는 소신은 책 속 115곳의 맛집 리스트를 간추리면서 더욱 엄격히 했다. 아재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메뉴, 메뉴판에 없는 메뉴, 검색이 되지 않는 식당, 간판이 없는 식당, 반차 맛집, 연차 맛집 등 지난 4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찾은 다채롭고 가성비 넘치는 맛집을 충실히 수록했다. 각 식당별로 김사원이 직접 남긴 센스 있는 멘트가 가득해 읽다 웃다 보면 어느새 노포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없었던 사연도 생길 것 같은 술맛 살벌한 분위기, 가성비가 폭우 수준으로 내리는 집, 간판도 없는 허름한 외관이지만 나올 때는 만족감으로 웃고 나오는 집. 편안한 분위기와 누구나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소박한 가격과 구성으로 어느새 K-직장인의 퇴근 후 사랑방으로 자리잡은 노포. 책에서도 이런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외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다르게 젊은 커플들부터 막 칼퇴한 부장님까지 가득 차 있습니다. 그야말로 종로 힙스터들과 아재들이 공존하는 진풍경” “식당 안에는 젊은 여성 손님 분들의 크 하는 사운드가 사방에서 들려옵니다. 등산 후 막걸리 한 사발을 쭉 들이키신 저희 아버지를 뵙는 줄 알았습니다” 등 읽는 내내 공감의 연속이다.
남원상 | 서해문집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못 보던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있다. 한국 음식과 비슷해서 반가움을 느끼기도 하고, 낯설지만 특별한 맛과 향에 중독되기도 한다. 그중 한 나라를 대표할 만큼 유명한 지역 음식들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기후다. 기후는 각지의 자연은 물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먹거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푸바오의 고향 중국 쓰촨에서 시작한 탄탄면의 마라 맛 뒤에는 습한 날씨가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피자의 감칠맛을 담당하는 산마르차노 토마토 아래엔 베수비오 화산재에 덮인 땅이 존재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기후에 속한 13개 지역의 음식을 골랐다. 각 지역별 대표 음식을 맛깔나게 소개하고, 그 음식이 어떤 지리적 배경에서 발달했는지 탐구하는 재미를 전한다. 매콤 새콤한 똠얌꿍에서 새우 양식 사업이 태국에 확산된 이유를 발견하고, 팜파스의 축복으로 얻은 아사도의 역사를 통해 한국의 10분의 1 가격에도 소고기를 즐겨 먹을 수 없게 만든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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