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8회엔 감동이 있다' 0:6→4:6→9:6 눈물의 대역전극! 류중일호 '도쿄행 티켓' 마지막 희망 잡았다 [대만 현장리뷰]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4차전에서 9-6 역전승을 거뒀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페드로 마르티네스, 데이비드 오티즈 등 여러 유명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국가지만, 한국 대표팀이 프로선수를 참가시킨 대회에서는 6승 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그나마도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6-10 패) 이전까지는 6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프리미어12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된 선수는 출전할 수 없기에 유리한 결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한국은 빅리그 단 4경기(2020년) 경험에 불과한 상대 선발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경기 시작 후 14타자 연속 퍼펙트를 당하면서 꽁꽁 틀어막혔다. 여기에 마운드에서는 선발 임찬규가 3이닝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고, 상대 6번 타자였던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게 3회와 4회 연타석 홈런을 맞으면서 무너졌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은 예선 전적 2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경기를 패배했다면 일본을 제외한 남은 5팀이 모두 2승 3패를 기록하는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만이 남게 됐지만, 이날 경기를 승리하면서 경우의 수는 2가지가 남게 됐다.
첫 번째 경우의 수는 대만이 남은 3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것이다. 이러면 대만이 2승 3패가 되면서 3승 2패의 한국이 4강행을 노려볼 수 있다. 대만은 16일 일본, 17일 호주, 18일 쿠바를 각각 상대한다. 또 쿠바가 남은 일본과 대만전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한국과 3승 2패로 동률이 되면서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4강에 오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은 리카르도 세스페데스(중견수)-알렉스 핸슨(2루수)-켈빈 구티에레즈(3루수)-안드레티 코데로(지명타자)-레이너 누네즈(1루수)-아리스멘디 알칸타라(우익수)-루이스 미에세스(좌익수)-프랭크 로드리게스(포수)-마이클 데 레온(유격수)이 스타팅으로 나왔다.
한국은 초반 상대 선발 킬로메에게 꽁꽁 틀어막혔다. 타순이 한 바퀴 도는 동안 킬로메에게 누구도 출루하지 못했고, 5회 말 2아웃까지 14타자 연속 퍼펙트라는 굴욕을 당했다. 그나마 송성문이 5회 중전안타로 나가며 체면은 살렸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임찬규는 3회를 삼자범퇴로 막으며 안정감을 되찾은 듯했다. 하지만 누네즈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주더니 알칸타라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맞으며 3점 차로 벌어졌다. 한국은 마운드를 소형준으로 교체했지만, 그 역시 연속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2루에서 2번 핸슨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한국은 5회 올라온 조병현이 알칸타라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으면서 실점을 더했다. 6회 초에도 세스페데스의 2루타와 3루 도루에 이어 핸슨이 다시 적시타를 뽑아내며 0-6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뜻밖의 일격에 추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여기서 신민재가 3번째 투수 조엘리 로드리게스에게 투수 앞 땅볼을 쳤는데, 1루 악송구가 나오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오고, 신민재는 3루로 진루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사 후 문보경과 박동원의 연속 2루타가 나오면서 한국은 4-6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6회 견제사로 마지막 아웃을 잡은 김서현이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았고, 8회를 최지민과 박영현이 처리하며 경기는 완벽히 한국의 분위기로 왔다. 이어 8회 말 공격에서 한국은 나승엽의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1사 후 박동원과 송성문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한 점차가 됐다.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2아웃이 됐지만, 주자 2, 3루 기회에서 8번 박성한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폭발시키면서 마침내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어 최원준의 우익선상 2루타와 홍창기의 중전 적시타로 한국은 2점을 더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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