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우비 차림 시민들 “국정농단 규명하라” 외쳐
비가 내린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거부권을거부하는전국비상행동 등의 주최로 이날 오후 5시30분쯤 열린 광화문 앞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0만여명(경찰 추산 2만5000명)이 모였다. 앞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이 연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와 시민단체 촛불행동의 ‘115차 촛불 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광화문 인근 도로 6개 차선과 북측 광장이 인파로 가득 찼다. 우비 차림을 한 시민들은 “국정농단 규명하라” “윤석열을 거부하라” 등이 적힌 붉은색 손팻말을 머리 위로 들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에 나서면서 광화문 일대 곳곳에 경찰들이 배치돼 바리케이드를 설치했고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과 차량을 통제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민생경제의 위기, 전쟁 위기를 마주하며 시민들은 숨이 턱턱 막히는데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라며 “대통령에게 주어진 길은 국민의 뜻대로 선거 개입과 국정농단 진상 규명에 협조하는 것”이라 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국방감시팀장은 윤 대통령의 ‘골프 연습 논란’을 콕 집어 비판했다. 그는 “바닥 친 지지율과 등 돌린 민심에 반성하기는커녕 대통령 경호처는 골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국민 중 ‘누가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을 제보했냐’고 캐물었다”라며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라고 마음대로 군 골프장 독점해 쓰고 수사에 개입해도 된다는 법이 대체 어디에 있나”라고 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최근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각종 논란을 언급하며 정부를 향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기 안성에서 온 이모씨(35)는 “김 여사의 디올백 논란부터 최근 명태균씨 관련 논란이 매일 터지는 것을 보면서 뭐 하나 상식적인 게 없는 정부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으로서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나왔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뽑았다는 김모씨(56)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워 뽑았는데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20% 밑으로 떨어진 지지율이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이모씨(57)도 “국민은 IMF 때만큼 힘든데 대통령은 골프 치러 다니고 거짓 해명까지 하는 것을 보니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집회에 나선 촛불행동 측도 최근 연이은 대학가의 시국선언과 대자보를 언급하며 “윤 대통령 탄핵이 민심”이라 외쳤다. 조서영 윤석열 탄핵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 농성단장은 “최근 전국 대학에서 교수님들이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대학생들은 곳곳에 대자보를 부착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도 만들어졌다”며 “이는 민심은 탄핵이며 윤 정권의 폭압에 온 국민이 싸우고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광화문 인근의 동화면세점과 서울시의회 일대에서는 맞불 집회 성격의 집회가 열렸다. 전국안보시민단체연합 등 보수 시민단체와 자유통일당이 오후 3시부터 집회를 열고 “이재명을 감옥으로” “대통령을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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