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100% 올인”…역베팅 성공한 이 남자, 美정책 좌지우지한다는데 [박민기의 월드버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트럼프에 베팅
美대선 캠프에 2500억원 이상 쏟아부어
선거 직후 순식간에 ‘킹 메이커’로 등극
자율주행차·우주항공 등 정책 탄력 기대
“대선의 가장 큰 승자는 머스크와 테슬라”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을 마주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의 대선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들을 한 명씩 소개했습니다. 그 중에는 이번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전격 지지하며 단연 ‘킹 메이커’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있었습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캠프에 2500억원 이상을 지원하면서 대선 승리 일등 공신으로 꼽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스타링크로 노스캐롤라이나 허리케인 등에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머스크는 인격까지 갖춘 천재”라며 지지자들 앞에서 그를 추켜세웠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미 기업들은 누구에게 베팅을 해야 성공할 수 있을지 고심에 빠졌습니다. 구글·애플·엔비디아 등은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속해 있던 민주당을 선택했습니다. 머스크 CEO는 달랐습니다. 이들 기업이 민주당과 해리스 후보에게 ‘올인’할 때, 머스크의 테슬라는 ‘역(역베팅·이길 가능성은 적지만 이길 경우 더 많은 수익금을 얻을 수 있는 방식)’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 지지 등을 위해 공화당을 돕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을 만들어 기부한 금액만 현재까지 최소 1억1900만달러(약 16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 유명 증권사 웨드부시 소속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이브스는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밀어 넣었다”며 “이번 선거의 가장 깊은 곳까지 뛰어들며 트럼프와 함께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결국 승리하면서 앞으로 머스크 CEO에게 어떤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결정되기 전부터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승리가 곧 머스크 CEO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예측은 적중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 승리 직후 테슬라 주가는 13%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로 인해 머스크 CEO가 소유하고 있는 테슬라 주식 4억1100만주의 가치는 150억달러(약 21조원) 이상 상승했습니다. 실적 부진 등에 시달리며 최근 1년간 1% 상승에 그쳤던 테슬라 주가는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1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346.1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미 정치권에서의 머스크 CEO 입지도 한층 더 굳건해졌습니다. 그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쟁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에 배석해 함께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악관 참모가 아닌 기업인이 이 같은 자리에 배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동시에 머스크 CEO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 개혁 권고 등을 위해 새롭게 신설되는 정부효율성위원회의 수장으로 지명되면서 사실상 최고 실세로 떠올랐습니다.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등을 운영하고 있는 머스크 CEO가 산업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게 될지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전기차에 비교적 적대적인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주행 거리가 제한적임에도 터무니 없이 비싼 전기차는 미 자동차 산업과 일자리를 피과할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이에 연방 정부 차원의 전기차 지원 축소 또는 중단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전기차 제조와 구매 분야에서 상당한 정부 지원이 이뤄졌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에 투자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수십억 달러의 대출, 충전소 지원, 그리고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제공되는 수천달러의 세액 공제 등이 포함됩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전기차에 대한 세금 공제 혜택 종료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조치가 기존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진입을 활성화시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더 커지고, 결국에는 테슬라를 찾는 소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스크 CEO는 올해 7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보조금을 다 없애도 결국에는 테슬라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테슬라가 추구하는 자율주행차 관련 정책에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테슬라는 운전자 없이 완전 무인 상태로 주행되는 로보택시 등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및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은 최근 발생한 충돌 사고 이후 미 당국의 안전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조사는 FSD가 적용된 테슬라가 인간이 직접 운전하는 차량보다 안전하다는 머스크 CEO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 시기를 늦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테슬라를 겨냥했던 안전조사가 조만간 자취를 감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에 힘이 실립니다. 미 조사기관 CFRA의 가렛 넬슨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 대선 결과의 가장 큰 승자는 머스크와 테슬라”라며 “트럼프의 승리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규제 승인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테슬라 주식에 대한 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바꾸고, 12개월 목표 주가를 주당 110달러에서 375달러로 상향했습니다.
머스크 CEO가 함께 운영중인 또 다른 주요 사업 스페이스X와 소셜미디어 X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도 별 다른 타격 없이 순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이스X의 최대 경쟁사 중 하나인 보잉의 ‘스타라이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로 향했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 기체 결함으로 지구로 귀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나사(NASA)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으로 이들을 귀환시키는 방법을 검토 중입니다.
X의 경우 이미 미 민주당을 중심으로 ‘가짜 정보 확산’ 등의 이유로 많은 질타를 받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아래서도 폐쇄나 중단 등 제재를 받지 않았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X를 제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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