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에 사라져버린 줄 알았더니…돈 잘 벌고 있었네? [홍키자의 빅테크]
미국 로스앤젤레스시에서 9월 17일은 무슨 날일까요?
“지금 우리나라 공휴일 날짜도 가물가물한데 무슨 소리야?”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이날은 ‘오징어게임의 날’입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2022년에 선포했죠.
오징어게임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역대급 한국 작품이죠. 오징어게임 신드롬 다들 겪으셨잖아요.
2021년 9월에 공개됐는데, 254억원을 투자해 한달만에 1조546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0배 투자 수익률입니다.
당시 2021년 3분기에만 넷플릭스 가입자가 438만명이 늘어났었죠. 그해 상반기를 다 더해도 550만명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입니다.
이제 다음 달인 12월 26일에 오징어게임2가 나옵니다. 넷플릭스 매출은 어떻게 늘어날까요? 주가는 계속 오를까요?
‘볼 게 없다. 식상하다. 한물갔다’는 비판으로 진짜 사라져버린 회사로 여겨졌던 넷플릭스가 돈 잘 벌고 있는 겁니다.
분기 매출은 98억2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억900만 달러로, 29.6%의 영업이익률을 냈습니다. 전분기인 2분기 영업이익률이 27.2%니까, 2.5%포인트 개선된 것입니다. ‘월가의 기대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4분기에 101억28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전년비 14.7% 증가한 매출 예상치죠. 2025년 매출은 올해보다 최대 13%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돈을 버는 핵심 캐시카우는 단연 구독자입니다. 구독자가 늘어야 구독료 매출이 늘어나죠.
올 3분기 기준 전 세계 구독자는 2억8272만명이었는데, 이는 전년비 14% 늘어난 것이고요. 507만명이 늘었습니다. 월가에서는 450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12%가 증가한 것이죠. OTT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평가에도 구독자를 늘리고 있긴 한 겁니다.
넷플릭스가 계속해서 이렇게 구독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금 더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고, 재밌는 볼거리를 늘려야하겠죠. 이번 3분기 호실적의 기반이 바로 2022년 11월 출시한 광고요금제입니다.
스탠다드 요금제가 월 1만3500원, 광고형 스탠다드가 월 5500원입니다. 광고형 요금제는 작품 시작과 도중에 광고가 삽입돼 있죠. 광고를 보는 대가로 60% 정도 구독료 할인을 받는 셈입니다.
넷플릭스는 올 3분기 광고요금제 가입자 수가 직전분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고요. 광고요금제 도입 국가에서 신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광고요금제를 가입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넷플릭스가 올해 선불 광고 약정을 마감했더니, 작년보다 150%가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고 밝힌 것도 회사에는 호재입니다. 광고형 가입자가 늘어나니까, 기업들은 넷플릭스에 광고를 하려고 줄을 서는 겁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2’, ‘웬즈데이2’, ‘아우터뱅크스’, ‘해피 길모어 2’, ‘지니&조지아’ 등 전 세계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리즈나 신규 영화를 준비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스포츠 섹터를 강화하는 것을 핵심 키로 삼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미국프로풋볼(NFL) 두 경기를 방영할 예정입니다. 이미 내년 1월부터 10년 동안은 미국프로레슬링(WWE) 주간 레슬링 쇼 로우를 방송하기로 했습니다. WWE 중계에만 무려 50억 달러, 한화로 약 6조 8400억원을 지불했죠.
그런데 이제는 포뮬러원 대회 중계부터 골프, 테니스 등 실제 대회를 중계하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기의 대결인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과 마이크 타이슨 경기처럼 일회성 경기들도 중계를 따냈습니다.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의 영입 배경에도 애플이 있었잖아요.
북미프로축구인 메이저리그사커의 후원사인 애플과 아디다스가 벌어들이는 MLS 수익 일부를 메시에게 떼주는 조건으로 구애했었죠.
애플은 애플TV+를 통해 올해부터 2032년까지 MLS 중계권을 확보했고, 메시 경기는 오직 애플TV로만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메시의 팔로워 7억명 중 1%만 MLS 시청권을 사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겁니다.
스포츠 중계 시장은 이미 TV에서 온라인동영상플랫폼 이른바 OTT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미 이동한 지 오래입니다.
스포츠 중계의 매력도는 지금 봐야 한다는 거죠. 드라마나 영화야 몰아보기도 하고, 짬 내서 맘먹고 보는 것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팀의 스포츠 경기는 결과를 알고 나면 김이 팍 샌 경험이 많잖아요. 라이브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팬들이 많고요.
TV 시청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스포츠 경기 시청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만큼 스포츠만이 실시간 콘텐츠의 힘을 발휘하는 몇 안 되는 장르라는 겁니다.
리드 헤이스팅스가 1997년 온라인으로 비디오와 DVD를 소비자에게 대여하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죠.
헤이스팅스는 비디오 체인점에서 비디오를 한번 빌렸다가 반납을 제때 못해 40달러의 연체료를 물면서 이 대여 시스템을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비디오를 제때 반납했을 때 다른 비디오를 보내줘 장기 연체 고객을 줄였고, 월정액 가입제를 도입해 비디오나 DVD대여 개수와 상관없이 월마다 일정한 금액을 받는 정책을 내놓으며 업계를 장악하기 시작했죠.
2007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한 이후에는 ‘시네매치’ 영화 추천 엔진을 개발하면서 업계 1인자가 됩니다.
코로나팬데믹으로 모두가 집 안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한 덕에 2021년 10월 690달러까지 뛰었다가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며 2022년 6월에는 175달러까지 추락했었죠. 2년여가 지난 지금 주가는 360% 상승한 겁니다.
시장조사기관 디멘드세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 OTT 시장 점유율 1위는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는 20~23%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2위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죠. 15~17% 점유율입니다. 3위는 디즈니플러스로 13~14%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에서의 점유율은 어떨까요? 넷플릭스가 1등이 아닙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에서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22%, 넷플릭스가 21% 점유율입니다.
아마존의 점유율 1위 비결이 바로 스포츠입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2022년부터 미국의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내셔널풋볼리그(NFL)의 목요일 경기 중계권을 지니고 있고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중계권도 갖고 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프로농구 브루클린 네츠 경기 중계권을 가진 예스네트워크 지분도 확보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에 ‘FANNG’ 으로 애플, 아마존, 구글, 메타 등과 실리콘밸리 핵심 회사로 불렸던 넷플릭스의 주가가 앞으로도 계속 갈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
핵심은 결국 둔화할 수밖에 없는 신규 가입자 ‘산토끼’를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늘릴 수 있을까일 것입니다.
물론 ‘집토끼’인 기존 구독자도 놓쳐서는 안되겠죠. 사용자 선호도, 시청 습관, 검색 기록을 포함한 광범위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내 적용할 수 있느냐가 회사의 성패를 가를 겁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중국 유명인들 큰일 났네”…먹고 살기 힘들어지자 中정부가 내린 결단 - 매일경제
- “성관계 안 한지 몇년 됐어요”…방송 중 전현무가 들통난 ‘이것’ - 매일경제
- “집주인들 또 폭탄 맞았다”…내년 보유세 30%까지 늘어난다는데, 무슨 일 - 매일경제
- “속옷 다 보이잖아”…‘짧은치마’ 女 택시 뒷좌석서 벌러덩, 난감한 택시기사 - 매일경제
- 공항 주차장 선심쓰듯 무료 개방하더니…재앙 수준 민낯 드러났다 - 매일경제
- 베트남 맥주 ‘벌컥벌컥’ 마시더니…배우 정일우에게 생긴 깜짝 놀랄 일 - 매일경제
- “날씨 알려주더니 갑자기”…기상캐스터로 ‘깜짝 등장’ 여성의 정체 - 매일경제
- “‘개콘 헬스보이’로 큰 인기”…‘나는 자연인이다’ 이승윤 모친상 - 매일경제
- “연상남과 결혼해” 거절하자…17세 여고생 딸 목 조른 부모 - 매일경제
- 한국 역대 최고 ‘고교 특급’ 양민혁, 토트넘 조기 합류···“K리그1 일정 종료 후 2주 휴식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