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끊어진 블록체인 '고리'와 위메이드의 '고민' [IT+]
블록체인 주력하던 위메이드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 목표
하지만 올해 들어 줄줄이 종료
블록체인 매출 비중도 줄어
올해 초 대비 주가 34% 하락
내년 블록체인 사업 정비 예고
위메이드 반등할 수 있을까
위메이드는 블록체인을 앞세운 독특한 게임사다. 다른 게임사와 차별화한 전략인 만큼 기대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블록체인 사업을 줄줄이 접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미르M'을 종료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의 서비스도 축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메이드는 내년 1분기 국내 시장에서 '블록체인 문법'을 적용한 신작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과연 블록체인에서 다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게임사 위메이드의 주력은 '블록체인'이다. 신작 개발과 지식재산권(IP) 라이선싱에 주력하는 다른 게임사와 가장 다른 점이다.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비전을 처음 꺼내든 건 2019년,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론칭하면서다.
이 회사는 당시 "블록체인 기반의 거대한 게임 생태계(개별 게임의 재화를 블록체인 안에서 통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한 게임 기업에서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했던 거다.
그 밑그림에 따라 위메이드는 2020년 말 P2E(Play to Earn) 요소를 접목한 '미르4' 를 출시하고 자체 생태계 코인 '위믹스'를 발행했다. 지난해 4월엔 위믹스에 100종의 게임도 온보딩(일종의 등록·onboarding)을 확정했다.
그렇다면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랜은 성공했을까. 그렇지 않다. 위메이드는 올해 들어 블록체인 서비스를 차례로 종료하고 있다. 지난 5월엔 "미르M의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르M은 위믹스 코인 경제를 적용한 게임으로, 위메이드의 대표 블록체인 게임 중 하나였다. 출시 직후 글로벌 시장에서 잠깐 인기를 끌었지만 이용자가 줄면서 사라질 운명을 맞았다.
지난 9월에는 블록체인 지갑 '우나 월렛' 사업도 종료했다. 우나 월렛은 지난해 위메이드가 공개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우나기(Unbound Networking & Accelerating Growth Initiative)'의 핵심 서비스였다.
우나기는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다. 우나 월렛은 여러 블록체인에 산재해 있는 가상자산을 하나의 지갑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었는데, 론칭 6개월 만에 종료했다. 위믹스의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플레이 월렛'도 9월에 국내 서비스를 중단했다.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서비스를 줄줄이 중단한 이유는 '실적 악화'에서 찾을 수 있다. 올 3분기 위메이드는 매출 2144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4.1% 증가했지만 매출은 9.0% 줄었다. 이중 블록체인 매출은 회사 총 감소율보다 13%포인트나 높은 22%가량 빠졌다. 그렇다고 블록체인 사업의 지표가 괜찮은 것도 아니다. 위믹스에 온보딩한 100여종의 게임 중 대다수는 동시접속자수 몇백명대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인지 주가도 좀처럼 회복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6만3400원(1월 11일 기준)이었던 위메이드 주가는 11월 15일 4만1700원으로 34.2% 고꾸라졌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비용구조 불안정으로 영업적자가 쌓이고 있다"며 "향후 출시 예정인 신규 게임의 흥행 여부가 실적 개선의 관건이다"고 분석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진행 중인 경영 효율화 작업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정비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국내에서 출시하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건 상징적인 발걸음이다. 여기엔 주화의 공급량을 제한하고 최상위 아이템은 주화를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의 특성을 반영했다.
김상원 위메이드 전무는 "해외에서 운영하는 형태와는 다르지만 블록체인 게임의 독특한 즐거움을 국내 버전에서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며 "2025년엔 해외 시장에 블록체인 버전을 출시해 일평균 동시접속자 100만명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긴 터널을 지나는 위메이드는 블록체인에서 다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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