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어떻게 고래가"···'악취' 풍기며 나타난 향유고래 사체, '어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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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내륙호 카스피해에 52피트(약 16m)의 향고래 사체가 나타나자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이 사체는 실제 고래 사체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벨기에 예술단체가 설치한 작품이다.
15일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예술단체 '캡틴 부머'(Captain Boomer)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위치한 카스피해에 향고래 작품을 설치했다.
캡틴 부머에 따르면 이 작품이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수천 명이 고래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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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닌 벨기에 예술단체 ‘캡틴 부머’ 작품
“기후위기 심각성 알리기 위해 10년 전 제작”

“다른 원소에서 온 동물이 우리 발치에 몸을 던지며 ‘더 이상은 안 돼’라고 말하는 듯한 몸짓이에요. 지칠 대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죠. 큰 물음표 그 자체예요. ‘어쩔 거예요?’”
세계 최대 내륙호 카스피해에 52피트(약 16m)의 향고래 사체가 나타나자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이 사체는 실제 고래 사체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벨기에 예술단체가 설치한 작품이다.
15일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벨기에 예술단체 ‘캡틴 부머’(Captain Boomer)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위치한 카스피해에 향고래 작품을 설치했다. 캡틴 부머는 벨기에에 있는 배우, 조각가, 과학자로 구성된 집단으로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를 포함해 지구 생태 파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벌이고 있다.
고래 모형은 실제 고래의 틀을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근처에 썩은 생선을 담은 양동이를 배치해 실제 고래 사체의 악취도 재현했다. 10년 전 2013년 제작된 이 고래는 그동안 폴란드·호주·스페인 등 여러 나라의 도시와 해안에 전시됐다. 바트 반 필 캡틴 부머 대표는 “(좌초된 고래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도시에 깜짝 전시된다”며 “목표는 사실과 허구를 가지고 놀고, 사람들의 신념에 도전하고 그들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이 작품이 아제르바이잔 바쿠 카스피해에 설치된 건 이곳에서 UN(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기후위기 대응 책임자들과 관련자들을 향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한 것이다. 고래는 COP29가 진행되는 내내 전시될 예정이다.

작품은 일종의 거리 극장도 동반한다. 캡틴 부머 구성원은 고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려는 과학자로 변장해 사체를 살피고, 샘플을 채취하는 등의 연기를 펼친다. 이후 죽은 고래가 더 큰 위기의 징조인지에 대한 토론 등을 펼치며 군중과 상호 작용한다.
캡틴 부머에 따르면 이 작품이 설치된 이후 지금까지 수천 명이 고래를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일부 사람들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작품 앞에 한 시간 이상 머물기도 했다. 바트 반 필은 많은 사람들이 “매우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바트 반 필은 “이 비정상적인 존재 주변에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며 “다른 원소에서 온 동물이 우리 발치에 몸을 던지며 ‘더 이상은 안 돼’라고 말하는 듯한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칠 대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큰 물음표 그 자체다. ‘어쩔 거예요?’”라며 고래 사체 모형이 시사하는 바를 전했다.
향고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 취약(VU·vulnerable) 등급에 등재돼 있다. 과거 국내 바다에서도 빈번히 발견됐지만, 과도한 포경으로 1970년대 멸종위기에 처했다. 현재는 포경이 금지되면서 개체 수가 어느정도 회복됐으나 여전히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향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대형 고래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해양 수온이 상승하고, 바다의 순환 패턴이 바뀌면서 서식지가 변화하고 크릴새우와 훔볼트오징어와 같은 먹이 자원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온·해류 변화는 고래들의 이동 경로에 영향을 미치면서 스트레스를 더하고,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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