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드래프트] ‘KBL 최초 비선출’ 정성조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메시지

고양/서호민 2024. 11. 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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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서호민 기자] ‘잠시만 이별’을 고하게 됐지만 코스모 팀원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정성조(190.6cm,F)의 미래를 응원했다.


15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다른 의미로 ‘역대급’이었다. 2라운드를 지나면서 의외의 픽들이 속출했다.

김승기 감독의 고양 소노는 3라운드에서 정성조의 이름을 불렀다. 27년 KBL 역사상 최초로 ‘비선수 출신’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 순간이다.

정성조는 엘리트 선수 출신이 아니다. 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적이 없는 이른바 ‘비선출’ 출신이다. 홍대부중에서 3개월 정도 농구를 배운 게 유일한 경력이다. 이후로는 동호회 농구판을 전전했고 5~6년 전 국내 3x3가 활성화되면서 3x3 선수로 무대를 옮겨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성조는 3x3 무대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3x3 대회에서의 성공은 그에게 프로선수라는 꿈을 꾸게 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25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시점에 정성조는 도전의 기로에 섰다. 비선출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데다 든든한 백도 없지만 그는 KBL에 전례 없던 반전을 그렸고 불가능에 가까웠던 프로선수의 꿈을 이뤄냈다.

정성조의 프로 지명을 누구보다 기뻐하던 이들이 있었다. 바로 3x3 무대에서 동고동락하며 숱한 추억을 함께 했던 3x3 코스모 팀원들이다. 주장 이동윤을 필두로 윤성수, 정환조 등으로 구성된 코스모 팀원들은 드래프트 현장을 찾았다. 정성조의 지명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플래카드를 별도로 제작했고 팬들까지 동원했다.

정성조의 이름이 호명되자 이들은 체육관이 떠나갈 듯이 큰 함성을 내질렀다. 이동윤은 “이 경기장에 (정)성조의 배너가 걸리는 것이다. 감개무량하다”며 “코스모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농구의 역사가 새로 쓰여졌다. 3x3 무대에서 같이 활동했던 팀원으로서 성조의 프로행에 미약하게나마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기쁨을 표현했다.

윤성수도 “지난 주 올팍투어에서 연, 고대 선수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을 때보다 더 큰 함성을 내질렀다”며 “팀 동료가 저희에서 작정현(소노)으로 바뀌는거다(웃음). 좋은 선수들이 있는 팀으로 가는 만큼 프로에서의 성장도 기대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성조의 친동생인 정환조는 김정년의 이탈로 뒤늦게 팀에 합류한 케이스다. 정환조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하게 돼 기쁘다. 프로에서 형이 얼마만큼 성장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열심히 해서 KBL을 넘어 국가대표 타이틀까지 한번 달아봤으면 한다”라고 형 정성조의 성공을 응원했다.

코스모는 지난 해 마스터욱 시절부터 숱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국내 3x3 무대를 정복했다. 더 놀라운 건 프로 출신 김정년을 제외하면 비선출들로 팀이 구성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몽골, 일본, 말레이시아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펼쳤고 피나는 노력을 통해 비선출이라는 꼬리표와 편견을 떼고 국내 3x3 최강자에 등극했다.

이동윤은 “지난 해 말레이시아 3x3 페낭 챌린저에서 일본을 꺾고 8강에 진출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때 성조랑 룸메이트였다. 제 빨래도 해주고 고생 많이 했는데 2년 동안 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고 또 우리는 15살 터울이지만 친구처럼 잘 지냈다”고 정성조와의 추억을 돌아봤다.

정성조의 도전은 프로 지명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 먼저 프로에 입성한 선배들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하는 또 다른 과제가 주어졌다. 윤성수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프로 선수가 됐다는 데 그치지 않고 팀에 잘 녹아들어 꼭 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성조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훈(DB), 김준환(KT)에 이어 정성조까지 3x3 출신 선수들이 프로에 지명되며 한국 3x3는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특히 비선출 정성조가 걸어온 행보는 전국의 수많은 3x3 비선출 팀들과 꿈나무들에게 분명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갈 것이다.

이동윤은 “김훈, 김준환에 이어 세 번째로 3x3 출신 선수가 프로로 진출하게 됐다. 한국 3x3 전체를 봐도 의미 있는 일이고 경사다. 성조를 보며 3x3 무대에 뛰어든 꿈나무들과 젊은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며 “또, 일본은 5대5 프로 선수가 3x3 선수로도 활동한다. 이미 3x3 무대를 경험해본 만큼 성조가 5대5와 3x3 무대의 가교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성조가 프로로 떠나면서 코스모의 전력 누수는 불가피해졌다. 정성조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정년이 개인 사정으로 팀을 잠시 떠난 가운데 내년 시즌 선수 보강 계획은 어떨까.

이동윤은 “(전력누수) 이미 대비는 하고 있었다. 올팍투어를 통해 대학 엘리트 친구들과 맞붙으며 앞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김)정년이가 빠져서 너무 아쉽지만 정년이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는 기다려줄 거다. 성조 역시 프로로 향하지만 3x3를 아예 접는 건 아닐 거다. 언젠가 또 함께 할 날이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코스모 팀원들은 “3x3 무대에서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일을 가능으로 만들어낸 성조다. 엘리트 무대를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이 좋은 데다 노력하는 선수인 만큼 프로 시스템에도 잘 적응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성조야, 너의 뒤에는 항상 우리가 있어. 너의 미래를 항상 응원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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