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연의 에구MONEY] 당국 압박에 둔촌주공 대출 `찬바람`…입주자만 속타네

주형연 2024. 11. 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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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 전경. [연합뉴스]

<글쓴이주> '돈'은 우리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편리한 도구, 거래 수단일 뿐이지만 돈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냥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돈'에 대한 허물이 벗겨지는 순간 경제에 대한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과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이 쏟아지는 사회, 돈에 얽힌 각종 이야기와 함께 경제 이슈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을 놓고 시끌시끌하네요. 1금융권들이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잔금대출에 나섰지만 은행권은 현재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을 받고 있는터라 대출 한도를 적게 설정하거나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까지 내놓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오는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됩니다. 올해만 4000명에 가까운 입주자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셈이죠. 입주일을 확정하는 가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1금융권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취급 내용은 지난 11일이 돼서야 확정되기 시작했어요.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총 3000억원 한도로 잔금대출을 취급합니다. 금리는 5년 주기형 상품 기준 최저 연 4.8% 수준이에요. 하나은행도 3000억원 한도로 이를 취급하며 금리는 고정(혼합)형 기준 최저 연 4.61%, 변동형 기준 5.01%로 정해졌습니다. 농협은행의 한도는 2000억원으로 금리는 5년 주기형 기준 최저 연 4.80%에요.

우리은행의 경우 총한도 500억원, 금리는 4.8% 안팎 수준에서 잔금대출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요. 한도 증액은 내년에 검토한다고 합니다. 신한은행은 한도를 1000억원, 금리는 금융채 5년물에 1.5%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했지만 공급시점을 내년으로 미뤘죠. 이들 5개 은행이 둔촌주공에 공급하는 잔금대출 한도는 총 9500억원 규모밖에 되지 않습니다.

통상 잔금대출 금리는 입주시점 한 달 전부터 정해져 시중은행이 경쟁에 돌입하는 경우가 다수에요. 입주가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 대부분 1금융권의 금리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죠. 그만큼 은행들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야깁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의 잔금대출 한도는 둔촌주공의 사업장 규모를 고려하면 적은 수준"이라며 "가계대출 관리가 엄중한 상황에서 대출한도를 크게 제시하기에는 금융당국의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곤 했어요.

은행권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을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번주 주요 은행들은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하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0.25%p)해 시장금리가 낮아진 것을 반영한 것인데요, 반대로 대출금리는 최대 연 6% 이상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소비자들만 힘들어지고 있어요.

금융권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들은 부족한 대출을 제2금융권이나 신용대출로 메꾸려할 것 같네요. 안타깝게도 올해 입주자들의 대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네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들은 은행이 경영목표를 다시 수립하는 내년 초로 입주를 미루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해요. 연초에 연간 대출 한도가 '리셋'되기 때문이죠. 포레온 조합도 조합원들에게 "올해 꼭 입주하기보다 무리하지 말고 내년에 다시 대출 협상을 해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대출 한파 사태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입을 열었어요. 김 위원장은 "8월 중순부터 가계부채 관리하면서 둔촌 주공 수요가 있을 것이란 부분을 계속 알고 있었다"며 "상황을 계속 보고 있는 만큼 큰 불편이 없도록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대출을 받기 전엔 많은 변수가 발생하잖아요. 혹시나 잔금대출에 문제가 생겨 연체할 경우 등 사례가 생길 수 있으니, 내년 입주로 방향을 트는 등 각자의 상황에 맞춰 대처하되 자금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워둘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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