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GPS 교란 시도 외

KBS 2024. 11. 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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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쓰레기 풍선 등으로 인한 피해를 국가가 보상할 수 있게 하는 민방위법 개정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은 민방위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도 적의 위해행위로 국민이 생명, 신체, 재산상 피해를 입을 경우 국가 또는 지자체가 피해액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요.

최근 북한 쓰레기 풍선 살포로 국민 안전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지만 현행법상 보상 근거가 없어 관련법을 개정한 것이라고 합니다.

11월 셋째 주 남북의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지난 8일부터 지속적으로 남측을 향해 GPS 전파 교란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여객선과 어선은 물론 민항기 수십 대 운항에 일부 장애가 발생했는데요.

GPS 교란 행위는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관련 내용, 이슈 앤 한반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12월,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기지로 향하던 미국 스텔스 무인기가 돌연 적성국인 이란 영토에 착륙했습니다.

당시 이란은 강한 전파로 무인기의 GPS 좌표를 교란해 기체를 나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반환을 요청했지만 이란은 끝내 거절했고.

[하지자데/이란 혁명수비대 항공우주국장/2012년 4월 : "거의 분해를 마쳤습니다. 정찰기로부터 정보도 확보했고 일부는 복원했습니다."]

2년 반쯤 뒤 미국의 최첨단 무인기를 복제해 세상에 발표했습니다.

지난 3월엔 더욱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영국 국방장관이 탄 공군기가 러시아령 인근 상공을 비행하던 중 갑자기 레이더와 통신 시스템이 모두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결국 조종사들은 30분 넘게 위험한 수동 조종을 감행했는데, 당시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GPS 공격을 벌였다며 맹비난했습니다.

위 사례들은 현대전에서 전파 공격의 위력이 입증된 경우들인데, 북한도 이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샙니다.

합참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지속적으로 해주와 개성 일대에서 GPS 방해 전파를 송출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11월 12일 : "오늘도 GPS 교란이 일부 지역에서 있었습니다. 서해 도서지역에 있었고 이른 새벽이나 또 간헐적으로 약한 강도로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수십여 대 민항기의 운항에 일부 장애가 발생하고, 인천 해상을 오가는 여객선과 어선들의 GPS 장비에도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박종민/인천 소래 통발협회장 : "조업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데요, 휴대폰이나 이런 게 한 번씩 안 터져요. 안 터지고, 전화하면 끊기고..."]

북한은 GPS 위성 신호보다 강한 교란 전파를 쏴서 수신기를 마비시키는 이른바 재밍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그 횟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8월까지만 해도 지난해 1년 동안의 공격 횟수보다 15배나 증가한 578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만약 북한이 의도적으로 전파 출력 강도를 높이고, 해킹 등 다른 전자전 수단과 함께 동시다발적 공격을 가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엄효식/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 "서울지역 일대의 내비게이션이나 또는 인천공항에 있는 항공기들이 다 마비됐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큰 혼란이 올지 우리가 상상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GPS의 교란의 문제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굉장히 문제가 되지만 군에게 굉장히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포를 쏴야 할 적 방향에 있는 위치가 정확한 데이터가 오지 않고, 그 데이터가 왜곡돼서 온다면 자칫 우리 군끼리 충돌할 수 있는 또는 잘못된 포격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거든요."]

북한이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GPS 교란을 시도하는 이유는, 군사적 도발은 물론 남측에 피로감을 가중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평양에 나타났다고 주장하는 남측 무인기와 관련된 움직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엄효식/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서해상을 거쳐서 평양 상공에 떴다고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 불시에 또는 정해진 시간에 GPS 방해 전파를 보내고 있는 것 같고요. 최근 북한이 오물풍선을 우리나라로 많이 보냈잖습니까. 그걸 보내서 어떤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것을 실제 상황이 됐을 때 써먹기 위한 것인데 GPS 방해 전파도 그런 것처럼 계속 보내고 있잖아요."]

전문가들은 북한의 GPS 전파 교란을 사전 탐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 높은 수준의 GPS 대체 항법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러 조약 비준…전분야 협력 가속화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전략적 밀착 관계 또한 사실상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도 양국 관계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북러 조약을 정식 비준했는데요.

미 국무부가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북한군이 전투 중인 사실을 확인한 이후, 우리 정부도 북한군 전장 투입을 공식화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

양국 정상은 북러 관계를 군사 동맹으로 끌어올리는 새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면, 다른 한쪽이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조선중앙TV/6월 19일 : "조약이 체결됨으로 하여 두 나라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라서고 보다 훌륭한 전망적 발전 궤도 위에 올라서게 됐다고 평가하셨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1일, 이 조약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일 조약에 먼저 서명한 이후 이틀 만입니다.

[조선중앙TV/11월 12일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수반은 2024년 11월 11일 정령(북러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조약은 비준서를 교환하는 날부터 효력이 발생하는데, 우리 정부는 이 교환은 형식적인 것으로, 비준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절차가 사실상 끝났다고 평가했습니다.

[제성훈/한국외국어대 노어과 교수 : "11월 7일에 발다이 클럽 연례총회에서 푸틴 대통령이 북러 간의 조약에 대한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냐면 ‘우리는 다른 나라하고도 그런 조약을 맺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얘기예요. 사실 일반적인 경제 관계라든지 아니면 양국 간에 관계를 규정하는 이 정도 수준의 조약은 굉장히 많죠. 그런데 군사적 차원에서 이 정도의 군사 협력의 수준을 약속한 양자 조약은 없습니다."]

이번에 비준된 북러 조약은 과거 냉전 시기 북한과 소련 간의 관계를 복원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북러 조약의 후반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비단 군사 협력뿐만 아니라, 경제, 무역, 농업, 교육, 보건, 관광 등 거의 모든 분야의 협력이 총망라돼 있습니다.

러시아가 북러 협력을 강화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는 재래식 무기나 병력 획득을 넘어서, 역내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 나옵니다.

[제성훈/한국외국어대 노어과 교수 : "러시아는 유라시아 서쪽에 있는 나토의 확대도 위협이지만 유라시아 동쪽에서 있는 한미일 군사동맹도 위협이라고 봐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그리고 유럽 대서양 동맹과 인도‧태평양 동맹을 연계하려는 미국의 글로벌 동맹 구조 구축 시도 자체가 위협이라고 보는 것이거든요. 그럼 이 위협에 대항하려고 하는데 새로운 세계 질서 구축에 조금 미적거리는, 좀 머뭇거리는 중국만 갖고는 안 된다고 보는 거죠."]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가 북한의 군사적 역량 강화와 북러 상호 운용성 제고에 맞춰져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이로 인해 북러 간 군사협력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첨단 군사기술의 북한 이전이나, 현대전에 맞는 북한군의 전술 교육, 제한적인 북러 합동군사훈련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10월 24일 :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시다시피 전략적 동반자 조약‘이 오늘 비준되었습니다. 그 조약에 제4조(전쟁 시 지원)가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측이 이번 조약 비준을 통해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화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러시아군이 파병된 북한군을 동원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토니 블링컨/미국 국무장관/11월 13일 : "북한군은 전투에 투입됐고, 이제는 말 그대로 전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일이고, 그렇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해 전장 배치를 완료했다"면서 "이미 전투에 참여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무기를 지원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제성훈/한국외국어대 노어과 교수 : "한러 관계가 멀어지고 한러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가장 바라는 쪽은 어디냐면 북한이에요. 북한이 바라는 것을 우리가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여전히 러시아에는 기업별로 처한 환경의 차이는 있지만 한국 기업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요. 러시아는 한국과의 특히 경제 협력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는 것, 한러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정부는 북한군의 참전 수위를 지켜보며 단계적 대응 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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