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APEC AI 표준 포럼’ 만들자... 공통 표준과 인증체계 구축”

AI 안전성·신뢰성 확보
탄소중립 달성 방안 논의키로
尹 기업인에 내년APEC 참석 요청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로 초대”
APEC 자문기구 ABAC와도 소통

윤석열 대통령과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의장을 맡게 되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페르난도 자발라 의장으로부터 의사봉을 인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AI(인공지능) 공통적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I 표준 포럼’ 창설을 제안했다. AI 대전환 시대에 맞춰 제조업과 AI의 결합을 촉진하고 AI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등을 위해 각국이 협력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 수도 리마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 참석했다. APEC CEO 서밋은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매년 개최되며, 내년 의장은 개최국인 우리나라의 경제 단체가 이어받는다.

윤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AI가 기업 경쟁력과 국가안보를 좌우하고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APEC이 전 세계 제조업의 약 65%를 차지하는 만큼 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제조업과 AI의 결합 촉진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를 위해 ‘산업 AI 모범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한 워킹그룹(실무단)을 설치하겠다”며 “공통의 표준과 인증 체계 구축을 위한 ‘APEC AI 표준 포럼’의 창설을 제안한다. 이와 함께 AI의 혁신적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AI 전환의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보편적 디지털 규범을 담은 ‘디지털 권리장전’을 마련했고 이달 AI 안전연구소를 설립한다”며 “향후 AI 안전연구소를 아태지역의 대표적인 AI 안전 거점으로 확대하여 안전한 AI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AI 외에 연결과 번영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그는 “APEC은 역내 상호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안정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이 올해부터 의장국을 맡고 있는 ‘IPEF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는 혁신적인 글로벌 협력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아태지역 공급망 안정화 논의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가 작년 APEC에서 제안했던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의 성과로 ‘과학자 교류 카드’가 만들어지게 된다”며 “우선 내년에 한국, 페루, 호주, 필리핀 등에서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미래세대의 교류와 연결성 확장의 첫 단추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번영과 관련해서는 “내년 APEC 계기에 정부와 국제기구, 에너지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참여하는 ‘무탄소에너지(CFE) 서밋’을 개최할 계획”이라며 “올해 페루에서 논의된 수소를 포함하여 원전, 재생에너지와 같은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중립 달성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내년 APEC 의장국이기 때문에 이날 차기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페르난도 자발라 현 의장으로부터 의장직을 인계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APEC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천년 고도’ 경주에서 개최된다”며 “APEC 경제인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CEO서밋 참석에 앞서 APEC 정상회의의 공식 행사인 ABAC(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와의 대화에도 참여했다. ABAC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인의 의견을 APEC 논의에 반영하기 위해 1995년에 설립된 APEC 공식 민간 자문기구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경쟁력 확보와 안전한 AI 활용을 강조했으며 AI-반도체 이니셔티브, AI 서울 정상회의,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등 한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AI 정책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APEC 회원국 정상 및 ABAC 위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ABAC 위원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대표 등이 함께 했다.

[페루 리마 =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