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데 혹시…아기 기저귀 갈만한 곳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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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에 파란 줄이 떴습니다.
관리가 잘된 곳도 있지만 접근이 어려운 곳도 있고, 창고 같은 공간에 대충 장비를 갖다 놓기도 합니다.
아기를 낳으라고 장려하는 문화라지만, 실제 아기를 키워야 하는 부모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렇게라도 마련해 놓은 게 어디야. 옛날엔 더 어려웠어."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틀릴 수 있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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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한데 혹시… 아기 기저귀 갈만한 곳 있나요?"
기저귀에 파란 줄이 떴습니다. 지금부터 어디든 아기를 안고 뛰어야 합니다.
출산한 부모들의 숙명일까요? 대한민국에서, 특히나 지역에서 아기를 낳은 부모들은 정말이지 ‘없이’ 키워야 합니다.
'저출생'에 대한 우려 속에 지역에서도 공공기관에서는 수유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리가 잘된 곳도 있지만 접근이 어려운 곳도 있고, 창고 같은 공간에 대충 장비를 갖다 놓기도 합니다.
전북 지역은 어떨까요? 한 번 둘러봤습니다.
전북도청 1층 민원실 한쪽에 마련된 수유실. 아기 부모들은 물론 공무원들도 여기에 수유실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내부는 괜찮을까요? 영유아를 위한 공간인데 위생용품 하나 갖춰놓지 않았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전시실로 들어가는 복도에 작게 뚫린 공간에 '수유실'이라는 팻말이 달려 있었습니다. 벽에 설치된 기저귀 갈이대는 고장으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가족 단위로는 물론이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도 많이 찾는 전북 어린이 창의체험관입니다.
화장실에 기저귀갈이대가 없습니다. 건물 안쪽에 수유실이 마련돼있지만, 개폐 시설을 직원이 열어주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체험 예약을 한 가족이 아니면 직원을 통해야만 편의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겁니다.
■ "육아는 장비발"…부모만 알고 사회는 모른다
“육아는 장비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육아 관련 장비는 다다익선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역의 육아 편의시설은 공간만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지난 7월 전북도에 일부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전북도청 수유실에는 수유 쿠션과 아기 간이침대가 생겼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공간을 분리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도록 새로 수유실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기를 낳으라고 장려하는 문화라지만, 실제 아기를 키워야 하는 부모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지역은 더 열악합니다. 전북 지역 안에서도 공공기관 수유실 180여 곳 가운데 절반이 전주시에 몰려 있어 지역 내 불균형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너무도 단순합니다. '편의성'입니다.
깨끗한 공간에 잘 마련된 위생용품. 아이와 양육자의 동선과 편의에 맞춘 장비와 시설들. 민간 영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편안함은 공공 영역과 매우 대비됩니다. 이마저도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는 꽤 큽니다.
■ 저출생 시대에 '감지덕지'는 없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언급했다고 합니다. "세계 경제의 심각한 위험 요인은 인구 붕괴"라며 한국을 예로 든 겁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저출생과 인구 소멸의 대표적인 나라가 된 현실. 하지만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지는 수유실 문제를 얘기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수유실이 있는 게 어디냐?"는 식입니다.
"이렇게라도 마련해 놓은 게 어디야. 옛날엔 더 어려웠어."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틀릴 수 있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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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우 기자 (s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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