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행정부서 전쟁 빨리 끝날 것”…현 경계선 종전은 거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게 되면 러시아와의 전쟁이 더 빨리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라디오방송 수스필네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을 이끌 새 팀의 정책으로 전쟁은 더 빨리 끝날 것"이라며 "그것(신속한 종전)은 그들이 그들의 사회에 약속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종전 협상을 성사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마무리할 수 있다고 공언한 것을 두고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선거운동 기간에 드러낸 구상, 즉 ‘현재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전쟁을 그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에게는 정의로운 평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당하게 강요된 불공정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에 유리한 상황에서 성급하게 종전 협상에 나서라는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럼프 당선인과 나눈 통화와 관련해서는 "그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으며 나는 우리의 입장과 반대되는 내용을 그로부터 듣지 못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협상에 나서라고 요구했느냐고 묻자 "우리는 독립된 국가다. 나와 우리 국민은 전쟁 기간에 미국 및 유럽 지도자들과 이야기하면서 ‘앉아서 들으라’라는 식의 말이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걸 증명했다"라고 답했다. 서방국이 무언가를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순응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