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6억 스타와 비교되다니…SF는 김하성이 필요하다, FA 재수→대박의 길 열리나
[OSEN=이상학 기자] FA 내야수 김하성(29)의 유력 행선지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제2의 맷 채프먼(31)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이 2024오프시즌 버전의 채프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하에 샌프란시스코의 김하성 영입 가능성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3월초 FA 3루수 채프먼과 3년 5400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 FA 시장 찬바람을 맞은 채프먼은 해를 넘겨 결국 매년 옵트 아웃 조건이 포함된 계약으로 도장을 찍었다. 사실상 FA 재수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시절 함께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과 3년 만에 재회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알렉스 파블로비치 기자는 ‘멜빈 감독은 채프먼이 라인업의 중심이 되기를 원했고, 파르한 자이디 전 야구운영사장이 내린 최고의 결정 중 하나가 됐다. 채프먼은 공수 양면에서 매우 생산적인 활약을 펼쳤고, 9월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채프먼은 올 시즌 154경기 타율 2할4푼7리(575타수 142안타) 27홈런 78타점 OPS .790에 3루 수비에서도 높은 기여도를 보이며 WAR 7.1을 쌓았다. 시즌 후 옵트 아웃으로 FA가 되기 전 샌프란시스코가 채프먼을 붙잡았다. 6년 1억5100만 달러(약 2106억원) 연장 계약. FA 재수 후 대형 장기 계약을 따냈다.
파블로비치 기자가 채프먼 이야기를 꺼낸 건 김하성 때문이었다. 그는 ‘이번 오프시즌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작년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올해 후안 소토, 블레이크 스넬처럼 잠재적 유명 선수들도 있지만 확실하게 좇는 선수도 있다. 채프먼과 마찬가지로 김하성도 멜빈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가 김하성과 같은 한국인으로 2017~2020년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한 인연도 소개했다. 시즌 막판 이정후는 “하성이 형과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되면 흥분될 것 같다. 내게도, 하성이 형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다”며 메이저리그에서 재회를 기대했다.
파블로비치 기자는 ‘두 사람은 김하성이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면서 헤어졌다. 김하성은 초반 적응에 다소 고전했지만 멜빈 감독이 2022년 그를 주전으로 기용하면서 성공했다. 이후 2시즌 동안 팬그래프 기준 WAR 7.8을 기록했고, 2023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하성은 다재다능한 플레이로 가치를 더한다는 점에서 채프먼과 비슷하다. 2023년 38도루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도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27번의 도루를 시도해 22번 성공했다. 수비의 그의 명함이지만 빅리그 4시즌 통산 47홈런을 기록했고, wRC+도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며 수비 외에도 평균 이상 타격과 홈런, 도루까지 고른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번 FA 시장 유격수 최대어는 윌리 아다메스. 하지만 파블로비치 기자는 ‘아다메스는 타격으로 더 많은 것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몸값이 비싸고, 언젠가 유격수 자리를 떠나야 할지 모른다. 아다메스는 채프먼의 1억5000만 달러 보장 금액을 뛰어넘는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김하성은 단기 계약을 할 수 있다. 지난 8월19일 오른쪽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은 게 우려된다’며 가성비 차원에서 아다메스보다 김하성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봤다.
어깨 수술 후 재활 중이라는 리스크가 역시 변수다. 이달 초 열린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 때 김하성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김하성의 메디컬 상태는 양호하다. 모든 팀들이 그의 복귀 날짜에 대해 알고 있고, 개막은 아니더라도 시즌 초반이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파블로비치 기자는 ‘김하성의 어깨 상태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보라스와 그가 어떤 계약을 맺을지는 불분명하지만 29세 전성기 FA의 단기 계약이라면 샌프란시스코는 템플릿을 갖고 있다’며 보라스 고객인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를 예로 들었다. 어깨 부상으로 2022년 시즌을 통째로 날린 콘포토는 30세였던 지난해 1월 샌프란시스코와 2년 36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바 있다.
김하성은 콘포토보다 큰 계약을 기대할 것이라고 본 파블로비치 기자는 ‘샌프란시스코 재정이 제한적이라면 유격수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의 구멍까지 메울 수 있는 김하성이 아다메스보다 더 나은 목표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올겨울 장기 계약이 어렵다면 김하성 입장에선 단기 계약으로 확실하게 가치를 증명할 팀이 필요하다. 조건만 맞는다면 자신 잘 아는 멜빈 감독과 절친한 이정후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만큼 매력적인 팀은 없을 것이다. 채프먼처럼 단기 계약으로 가치를 입증한 뒤 대형 계약을 따내는 시나리오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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