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에 도마뱀 숨기고, 담뱃갑에 뱀 구겨넣고”···외래 동물 밀반입 ‘깜놀'

외래생물 1800마리 불법 반입
멸종위기종 코마도왕도마뱀, 속옷에 숨겨
태국서 버마별거북 30만원에 사 400만원에 팔아

뱀을 말아 담뱃갑 안에 숨겨 밀수입한 모습. 사진 제공=인천공항세관

밀입수한 코모도왕도마뱀(왼쪽)과 버마별거북. 사진 제공=인천공항세관

[서울경제]

국제 멸종위기종인 코모도왕도마뱀과 에메랄드트리보아뱀 등 희귀 외래생물을 속옷과 담뱃갑에 숨겨 밀반입한 일당이 검찰에 송치됐다.

인천공항세관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19억원 상당의 외래생물 1865마리를 불법 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A씨(25) 등 14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외래생물들을 담뱃갑과 컵라면 용기에 넣거나 속옷 안에 은닉해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 세계 개체 수가 5000마리도 채 되지 않는 코모도왕도마뱀의 경우, 태국 암시장에서 구매한 50cm 크기의 새끼를 속옷 속에 숨겨 밀반입했다.

주범인 A씨와 B씨(25)는 고교 동창 사이로, 2022년에도 거북이 밀수 혐의로 적발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우범 여행자로 지정되자 무료 해외여행을 미끼로 지인들을 운반책으로 포섭했다.

밀수된 동물들은 온라인 카페와 전문 파충류숍을 통해 유통됐다. 태국에서 30만원에 구입한 버마별거북을 국내에서 400만원에 판매하는 등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방의 한 아쿠아리움 운영자 C씨(40대)는 밀수 사실을 알면서도 전시용으로 거래했으며, 직원들을 운반책으로 동원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코모도왕도마뱀의 위조 수출허가 서류를 이용해 정식 수입을 시도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인천공항세관은 압수한 800여 마리 중 생존 개체 110여 마리를 국립생태원에서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세관 관계자는 "외래생물 밀수는 생태계 교란과 함께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의심 정황 발견 시 관세청 밀수신고센터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정명 기자 vicsj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