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니, 진짜 곰이 다 부쉈다니까요"···美 전대미문 보험사기 사건의 전말

‘야생 곰에 의한 車손상’ 주장 보험금 청구
곰 의상 활용한 사기···과거에도 동일 범행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야생 곰을 활용한 보험 사기 사건이 알려졌다. 사진은 사기에 활용된 곰 의상. 사진 제공=캘리포니아 보험부

[서울경제]

미국에서 곰으로 변장해 고급 차량을 훼손하고 이를 빌미로 보험금을 타낸 일당이 꼬리를 잡혔다.

14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보험부는 20~30대 4명으로 구성된 사기단이 총 14만1839달러(약 1억9942만 원)의 보험금을 부정하게 수령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1월 28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레이크 애로우헤드에 주차된 2010년형 롤스로이스 고스트 차량에 대해 ‘야생 곰에 의한 차량 손상’ 피해를 주장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곰 옷을 입은 사람이 차량 내부를 헤집고 있다. 캘리포니아 보험부

이들은 증거로 곰이 차량에 들어가 내부를 훼손하는 영상을 제출했다. 영상에는 곰으로 보이는 형체가 조수석 문을 열고 차량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마구 헤집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보험사는 실제 곰 피해로 판단해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추후 조사에서 모든 것이 사기였음이 드러났다. 보험부는 보도자료에서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영상 속 곰은 실제 야생 곰이 아닌 곰 의상을 입은 사람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보험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어류 및 야생 동물부의 생물학자는 영상을 보고 “곰 옷을 입은 사람이 분명하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사기단은 같은 수법으로 2015년형 메르세데스 G63 AMG와 2022년형 메르세데스 E350 등 고급차량 2대에 대해서도 보험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보험사로부터 부정 수령한 보험금은 총 14만1839달러(약 1억9942만 원)에 달했다.

경찰이 수색 영장을 받고 이들의 주거지를 수색한 결과 갈색 털과 곰 머리, 발톱 자국을 재현하기 위한 금속이 부착된 곰 의상이 발견됐다.

결국 이 사건은 검찰에 넘겨졌고 샌버너디노 카운티 검찰이 사건을 맡아 이들을 기소했다. 현재 3명은 구금됐으며 1명은 5만 달러(약 700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다.

보험부 대변인은 “수 년간 여러 보험 사기 사건을 조사해왔지만 가짜 곰을 이용한 보험 사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NBC 계열의 지역 방송사 WKYC 앵커들은 이 사건을 보도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강민서 기자 peac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