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플라스틱 신용카드 1장 먹는다는데… [황덕현의 기후 한 편]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2024. 11.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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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매일 사용되는 1.5억 개의 플라스틱 병과 200만 개의 비닐봉지는 인류의 생활 편리를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화 '플라스틱 피플'은 이러한 플라스틱의 어두운 이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플라스틱이 어떻게 지구에 문제를 일으켰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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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스틱 피플'…'기적의 재료' 플라스틱의 명과 암 다뤄
연간 獨만큼 온실가스 배출…편리 대가로 남은 환경적 후유증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영화 '플라스틱 피플' ⓒ 뉴스1 DB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10일 뒤 부산 벡스코에 전 세계 외교·산업·환경당국 결정권자들이 모인다. 시민사회·환경단체도 부산행을 준비 중이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최종 논의인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INC-5)가 25일부터 진행되기 때문이다.

19세기 발명돼 약 200년 간 인류에게 편리를 선물했던 플라스틱은 이제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거리'로 전락해 세계인의 '조별 과제'가 됐다. 부산에서 열리는 5차 회의는 2022년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시작한 '플라스틱 저감·재활용의 채점표 제작'의 마침표를 찍는 것으로 관심이 쏠린다.

플라스틱은 인류의 생활양식과 지구를 어떻게 바꿔왔을까. 벤 아델만 감독의 최신작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은 플라스틱의 탄생부터 현재 위기까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인체·생태계 등에 대한 영향을 약 15년 전부터 추적한 내용을 다룬다.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며 '기적의 재료'로 만들어진 뒤 미세 플라스틱 등 이제 떠안아야 할 후유증을 고민하지 않고 생산·소비해 온 과거에 대한 반성문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열광했지만, 그로 인해 어떤 결과가 따를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대사는 냉철하지만, 뼈아픈 반성을 하게 한다.

오늘날 플라스틱의 생산량은 연간 4억 톤에 달한다. 매일 사용되는 1.5억 개의 플라스틱 병과 200만 개의 비닐봉지는 인류의 생활 편리를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매년 1000만~2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육지를 떠나 바다로 유입되며, 미세 플라스틱은 지구 곳곳에 침투해 인간의 몸속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83%의 먹는 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플라스틱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플라스틱의 생산 및 소각 등 전체 과정에서 매년 약 8억 6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으며, 이는 독일 전체의 연간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후 위기에도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생산된 모든 플라스틱 중 대략 10%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나머지 중 일부도 재활용된다고 소개하지만, 소각열을 활용한 발전 등으로 사실상 90%가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영화 '플라스틱 피플'은 이러한 플라스틱의 어두운 이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플라스틱이 어떻게 지구에 문제를 일으켰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특히 우리가 매주 '신용카드 1장 무게'인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언급한다.

벤 아델만 감독은 영화 내내 반복적으로 묻는다.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영화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을 명확히 내리지 않지만, 우리가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가 겪을 고통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부산에서 열리는 이번 INC-5 회의는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그린피스와 플뿌리 연대 등은 INC-5가 열리기 전인 22~24일, 부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이 영화를 무료상영할 예정이다.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후환경전문기자 ⓒ 뉴스1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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