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8의 의미와 '그리드'의 이유"…한나 허 韓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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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기둥처럼 세워진 네 개의 벽 안팎에 여덟 개의 회화가 짝을 이룬다.
배터리 잔량이 채워지듯 네 개의 그림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하얀색 막대가 점점 넓어진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나 허(Hanna Hur)의 개인전 '한나 허: 8'이 오는 12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갤러리에서 열린다.
한나 허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으로, 지금까지 작가가 했던 개인전 공간 중 가장 큰 곳에서의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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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전시장에 기둥처럼 세워진 네 개의 벽 안팎에 여덟 개의 회화가 짝을 이룬다. 밖에 걸린 그림들은 모두 검은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반대편 기둥에 걸린 그림과 맞닿아 있다.
안에 걸린 그림들은 빨간색 그림이다. 배터리 잔량이 채워지듯 네 개의 그림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하얀색 막대가 점점 넓어진다.
밖의 그림들이 곧 태풍이 불어닥칠 암흑 속 바다 같다면, 안의 그림들은 뜨거운 혈류같이 따뜻하다. 그러나 작가는 빨간색을 두고 "육체가 불에 타는 듯한 폭력성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나 허(Hanna Hur)의 개인전 '한나 허: 8'이 오는 12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갤러리에서 열린다. 한나 허의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으로, 지금까지 작가가 했던 개인전 공간 중 가장 큰 곳에서의 전시이다.
넓은 화이트 큐브에 작품은 딱 여덟 개뿐이다. 작가는 "숫자 8이 가지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여덟 회화의 제목은 모두 'Threshold'(한곗값)로 동일하다. 제목을 공유하면서 일종의 '사이 상태'(In-betweenness)로서 변화 가능성을 암시한다.
안팎의 그림은 모두 '그리드'가 바탕이다. 작가는 "'그리드'는 수행을 위한 형태 중 가장 완벽하고 그 자체로 아름답다"며 "그리드를 그리면서 우주를 향한 '무한성'이 실현된다"고 말했다.
갤러리의 바깥쪽 '윈도우갤러리'에는 한나 허가 직접 초청한 동료 작가 나미라(Na Mira)의 신작 'Chord'가 놓였다.
두 작가는 서로의 작업을 깊이 이해하며 주기적으로 협업해 오는 관계로, 이번 전시를 위해 나미라는 한나 허 작업의 주재료가 되는 시각적 효과와 색상 모티프를 참조해 새로운 설치 작업을 제작했다.
설치 작업은 거울과 빨간색 유색 필름을 활용해 두 개의 상반된 공간을 만들며, 비워지고 채워짐이 반복되는 현상학적 공간을 창조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두산갤러리가 지원 작가의 대상을 한국 국적의 예술가에서 한국계 디아스포라 예술가로까지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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