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 베터 앤 베터' 박찬호 "승리는 결국 함께 나아가는 일"[조수원 BOOK북적]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매 순간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나의 역할을 인지하고,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 결국 좋은 결과는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할 때 나왔습니다. 눈앞에 있는 타자, 즉 타인을 알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즉 진정한 스스로를 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중략) 저는 여전히 자신을 알아가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이 인생이고, 스포츠 정신이니까요."(5~6쪽)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선수이자 '코리안 특급'이라는 수식어로 불린 박찬호는 한국 야구를 더욱 발전시킬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기자 출신 이태일 프레인스포츠 부사장과 책 'B2: 베터 앤 베터'를 펴낸 이유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넘어 인생철학을 논하며 성장과 함께라는 가치를 말한다.
박찬호는 "야구라는 생태계, 스포츠를 구성하는 요소들이자 함께 해야 하고 그중 무엇도 빠질 수 없는 것"이라며 "승리는 결국 함께 나아가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베터(better)에서 베스트(best)로, 다시 베스트에서 베터로 나아갈 수 있는 반복의 힘입니다. '잘하는 야구'보다 '나아지는 야구'가 필요하듯이, 정점을 찍은 인생이 아니라 계속 나아지는 인생이 필요합니다."
"야구란 '나'로 출발해 '우리'를 알아가는 과정이며, 야구를 말한다는 것은 그 과정에 스며 있는 가치를 설명하는 것과 같다."(20쪽)
이태일은 "우리가 선수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감독과 코칭 스태프, 구단 프런트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며 "그들은 승리를 위한 기본적인 의지가 같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선수 관점에서 '함께'를 이뤄내기 위한 존재인 '베테랑'의 필요성도 역설한다.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기본으로 배려와 희생으로 동료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리더일수록 자신의 기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자신의 기술을 통해 팀이 잘되도록 하는 데에 신경을 쓴다. 어린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팀에 웃음이 스미게 한다. 베테랑의 노하우가 끊임없이 전수되는 한편,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화합한다. 그러다 보면 강팀이 될 수밖에 없다. 팀의 승리가 곧 선수의 승리다. 좋은 선수는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지만, 좋은 베테랑 선수는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81쪽)
"대화를 나누면서 선수와 선수, 선수와 코치, 선수와 감독은 가까워지고, 팀으로서 함께 강해진다."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잘 전달하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라는 저자들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이 감독이나 코치에게 스스럼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고 한다. 이들은 '대화'가 지닌 힘을 주장하면서 한국에서 진정한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 점도 꼬집는다.
"우리나라에서 감독과 코치는 선수들에게 무척 어려운 존재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를 나눌 때도 일방적인 전달에 그칠 때가 많다. 그건 소통이 아니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주지 않으면서 경기장에서 잘해주기를 바라면 안 된다. 못하면 눈치를 주고, 잘하면 칭찬을 한번 해주는 방식은 코칭도 매니징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지도자는 말하기보다는 많이 들어야 한다. 듣고 싶어도 선수들이 입을 열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을 낮추면 된다."(153쪽)
2011년 프로야구팀 NC 다이노스가 창단하고 초대 사장으로 부임한 이태일은 프로 구단은 기업이 아닌 지역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팬들에게 '우리 지역'의 팀이라는 인상을 전달해 특색 있는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다수 도시에 저마다 그 지역을 상징하는 프로스포츠 팀이 있다.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내 연고지 팀의 팬이자 그 팀의 시민이 된다. 구단 역시 해당 지역의 팀, 즉 시민의 팀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한국프로야구 팀들은 기업의 팀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기업을 경영하는 구단주의 입김이 지나치게 세지기도 하고, 그로 인해 일방적으로 팀의 색깔이 달라지기도 한다."(221~222쪽)
"당시 메이저리그 현장의 취재 프로토콜은 한국 기자들에게 낯설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하던 스타일대로 일하는 기자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접해본 적이 없는 문화였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선수들과 함께 미디어 문화가 성장한다는 저자들은 서로를 이용하고 의지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설명한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 있을 당시 "특파원들이 상대 팀 타자 데이터를 공유해주며 공부할 수 있는 숙제를 주기도 했고 때로는 밥도 같이 먹는 형제였다"며 "낯선 땅에서 적응하는 또 하나의 메이저리거로 개척자 같은 존재"라고 했다. 이태일도 "메이저리그 경기를 방송하게 되면서 그 경기를 중계하는 사람들의 인사이트와 창의적인 프로그램 기획력도 함께 흘러 들어왔다"며 "한국 스포츠 미디어의 저변 확대에 박찬호가 끼친 영향"이라고 전했다.
"호흡을 맞추는 투수와 포수, 선수와 지도자, 그들이 속한 구단, 여러 구단이 모인 리그,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팬, 서로 윈윈해야 하는 미디어와 스폰서까지 '우리'의 영역 안에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프로야구의 성장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풀어보려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입니다."(10쪽)
☞공감언론 뉴시스 tide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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