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대부터 예상 밖 '암초'…'李 사법리스크' 본격화
열흘 후엔 '위증교사' 1심 선고…'금고형 이상'인지가 관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등 재판도 향후 몇년은 걸릴 전망
수원지법 '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아직 첫 재판도 못 해
李, 우선 '선거법' 항소한 뒤 '무죄' 입증에 주력할 듯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민주당 등 일부에서는 무죄나 의원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 100만원 미만의 형이 선고될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사법부 판단은 달랐다. 이 대표가 받는 4개 재판 첫 선고부터 예상 밖의 중형이 선고되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법 위반 사건 1심은 2년 2개월 만에 매듭이 지어졌다. 재판부는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관련한 발언 중 '해외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부분과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발언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대선 국면, 국민적 관심사였던 대장동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고의로 허위사실을 말했다고 봤다. 문제의 발언이 나온 방송은 수사를 받던 김 전 처장이 숨진 이후로, 이 대표가 대장동 핵심 실무자였던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려는 의도에서 했다는 것이다.
다만, '성남시절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누군가를 몰랐다'는 말은 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허위 사실 공표 '행위'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선고의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열흘 뒤면 또다시 이 대표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가 있다. 과거 유죄가 확정된 'KBS PD 검사 사칭 사건'이 발단이다.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토론회에서 "사칭하지 않았는데 옆에 있다가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가 허위사실 공표로 기소가 됐고, 해당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고(故) 김병량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허위 증언을 요구했단 혐의다. 이 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다음 대선에 나올 수 없다.
한편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에 대한 재판에도 매주 1~2회 출석해야 한다. 해당 재판은 4개 사건이 병합된 데다가, 쟁점이 많고 복잡해 1심 선고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약 1년에 걸쳐 쟁점이 비교적 적은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관련 심리를 마치고, 지난달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된 심리를 겨우 시작했다.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민간업자들에게 유리한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하고 직무상 비밀을 흘려 민간업자들이 7800여억원을 챙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00여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 골자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성남FC 구단주 등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민간업자들이 이익을 챙기게 했다는 마지막 쟁점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아직 첫 발도 못 뗀 상태다. 해당 사건은 이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쌍방울에 향후 경기도의 사업권 보장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북한에 800만 달러를 대납하게 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6월 재판에 넘겨진 해당 사건은 재판 준비 절차 단계에 머물러 첫 재판은 시작도 못 했다. 이 대표로서는 당무를 하면서 상당 기간 수원과 서울을 오가는 재판 일정에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7개 사건의 4개 재판에 연루돼 있는 이 대표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직후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돼 확정되면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대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도 반납해야 한다.
항소심과 대법원에서도 1심과 같은 유죄 판단이 이어질 경우 의원직 유지가 가능할 형이 나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대표는 우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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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민정 기자 fores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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