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도시가 뿌옇게… 최악 대기오염에 등교까지 중단한 ‘이 나라’

박선민 기자 2024. 11. 1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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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인도 뉴델리가 스모그로 뒤덮인 가운데, 차량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가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면서, 지역 내 모든 초등학교 수업이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15일(현지 시각) 스위스 공기질 분석 업체 아이큐에어(IQAir)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델리의 공기질지수(AQI)는 499를 기록하며 연일 ‘심각’ 단계를 기록했다. 인도에서 AQI가 400을 넘으면 ‘심각’ 단계로, 301∼400은 ‘매우 나쁨’ 단계로 판단된다. 국제 기준으로 보면 더 심각하다. 국제적으로 AQI가 300을 넘으면 ‘매우 유해한’ 수준을 넘어 ‘위험’(Hazardous)으로 분류된다.

뉴델리의 AQI는 며칠째 400을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뉴델리는 유독성 스모그로 온 도시가 뿌옇고, 병원에는 기침과 급성 천식,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짙은 스모그로 시야 확보가 어려워 전날 오후 뉴델리 출발 항공편 88%, 도착 항공편 54%가 지연됐으며, 뉴델리에서 약 200㎞ 떨어진 곳의 타지마할과 황금 사원 역시 스모그로 가려졌다.

이 같은 최악의 대기질이 이어지자, 뉴델리를 관할하는 델리 주 아티시 총리는 이날부터 모든 초등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도록 지시했다. 또 당장 불필요한 건설 공사를 금지했으며, 도로에는 먼지 억제제를 뿌리는 기계식 청소를 도입했다. 주민들에겐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난방용 석탄과 목재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5일 스모그 속 남성 2명이 뉴델리 로디 가든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4일 뉴델리의 주택들이 스모그에 휩싸인 모습. /AFP dusgkqsbtm

의학 전문지 란셋이 지난 7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델리를 비롯해 인도 북부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 공기 질이 악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또 도시에서 매일 발생하는 사망자의 7.2%가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에 인도 내륙 분지 대기오염이 특히 심해지는 이유로 이 시기 델리 주변을 비롯해 곡창지대인 펀자브와 하리아나주 농민들이 추수 후 남은 농산물 쓰레기를 태우고, 도시에서는 난방을 위해 석탄과 목재 등을 태운다는 점이 꼽힌다. 겨울에는 바람도 많이 불지 않는 관계로, 자동차 배출 가스 등과 섞인 오염 공기가 좀처럼 흩어지지 않아 닫힌 가스실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인도 지구과학부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주말부터 AQI 301∼400의 ‘매우 나쁨’ 단계로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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