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新 일본킬러' 발굴 무산됐지만... 'SUN의 남자' 있어 희망 봤다 [대만 현장]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2024. 11. 1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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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최승용이 5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2회 내야안타를 맞은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비록 기대했던 새로운 '일본 킬러' 대관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승용(23·두산 베어스)이 야구강국 일본을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최승용은 15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 한국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는 완벽한 투구였다. 최승용은 1회 초 선두타자 쿠와하라 마사유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고조노 카이토의 느린 땅볼을 2루수 신민재가 러닝스로로 잘 처리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그는 3번 타츠미 료스케를 1루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 사이 한국은 2회 초 2사 1, 3루 찬스에서 홍창기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올려 득점지원을 해줬다. 하지만 최승용은 이어진 2회 말 수비에서 첫 타자 모리시타 쇼타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구리하라 료야에게도 우익수 방면 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가 됐다.

이어 5번 마키 슈고가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3루수 직선타가 되면서 첫 아웃을 잡은 최승용은 키요미야 코타로도 1루 땅볼로 돌려세워 2아웃이 됐다. 그러나 2, 3루에서 쿠레바야시 코타로에게 좌익수 쪽 안타를 맞아 2점을 내주고 말았다. 스코어는 1-2로 뒤집혔다.

이어 9번 사카쿠라 쇼고의 타구가 최승용의 발을 맞고 2루수 쪽으로 굴러가며 내야안타가 됐다. 결국 다시 득점권 위기를 맞이하자 한국은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이어 등판한 유영찬이 쿠와하라를 처리하며 최승용은 1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이후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박동원이 4회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최승용은 패전을 면할 수 있었고, 5회 초에는 대타 윤동희의 역전 1타점 2루타가 터졌다. 그러나 5회 말 3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허용한 후, 마키 슈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는 등 결국 3-6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최승용이 5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비록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이 언급한 3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최승용은 짧지만 인상 깊은 투구를 펼쳤다. 정규시즌보다 더 빠른 시속 145km 이상의 볼을 뿌렸고, 구석구석 찌르는 패스트볼과 타이밍을 뺏는 체인지업 등이 돋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승용은 "1회에는 그래도 삼자범퇴로 빨리 끝내서 출발은 좋았는데, 2회 점수를 줘서 좀 아쉽다"고 투구를 돌아봤다. 이어 "일본전이라고 그렇게 특별하게 생각은 안 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라인업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최승용은 피하는 투구를 하지 않았다. 그는 "오늘은 긴 이닝 생각 않고 전력투구를 하려고 했다"며 "일본 타자들이 콘택트가 좋다 보니 나도 모르게 볼카운트 싸움이 불리해진 게 느꼈다"고 고백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그는 "(1회) 1번 타자를 삼진 잡았을 때 긴장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짜릿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앞서 대회 개막 기자회견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LA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젊은 친구들로 세대교체 중이다"고 밝혔는데, 최승용 역시 그 일원이다. 그는 프로 입단 후 '제2의 장원준'으로 기대받았고, 2022년 스프링캠프에서는 '국보' 선동열(61) 전 감독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0의 성적을 올렸다. 팔꿈치 피로 골절과 맹장 수술 등이 겹치며 제대로 된 투구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류 감독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경험이 있는 최승용을 발탁해 기회를 줬다.

최승용은 "이 대회를 통해서 더 성장을 해야 되겠지만,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으면 이를 토대로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전 선발로 나갔다는 것 자체만으로 좀 자부심이 좀 생기고, 더 성장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은 이선희와 구대성, 김광현 등 좌완투수들이 이른바 '일본 킬러'로 맹활약헸다. 이에 최승용도 새로운 얼굴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은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최승용이 5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2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타이베이(대만)=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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