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시절 책 선물, 눈물 왈칵"…스타 작가 돼 '은인' 찾습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처음으로 친절이란 감정을 알게 해준 당신이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터널' 등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41)가 과거 노숙인 시절 서점에서 쫓겨난 자신에게 책을 선물해 준 은인을 찾아 나섰다.
소 작가는 "직원에게 받은 친절을 매번 되새기면서 버텨왔다. 그는 알고 있을까. 자신이 선물했던 책을 읽은 노숙자 청년이 꽤 인정받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이라며 "그의 친절을 닮은 작품을 집필하면서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도 얻었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친절이란 감정을 알게 해준 당신이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영화 '비스티보이즈', '터널' 등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41)가 과거 노숙인 시절 서점에서 쫓겨난 자신에게 책을 선물해 준 은인을 찾아 나섰다.
소 작가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20여년 전 노숙 시절 서울 한 서점에서 3일째 책을 읽고 있었다. 갈 곳이 없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서점이 유일한 여가 장소였다"며 "3일째 되던 날 직원이 '냄새난다고 항의 들어왔다. 나가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순간 얼굴이 붉어져 황급히 서점을 빠져나왔다"며 "그때 '저기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분명 날 부른다는 확인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고 했다.
당시 소 작가를 불러세운 사람은 서점에 있던 다른 여성 직원이었다고 한다. 그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노숙자. 나는 예비 범죄자와 같은 낙인이 찍혀있던 것"이라며 "이런 내 행동을 눈치챘는지 그 직원이 '잠시만요'라고 소리쳤다"고 설명했다.
직원의 손에는 책 한 권이 들려있었다. 급히 달려온 탓에 숨을 헐떡이던 직원은 소 작가에게 책을 건네며 "이 책만 읽으시더라고요. 다 못 읽으셨죠?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선물 받은 책은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이라고 한다.
소 작가는 "태생부터 가난으로 찌들었던 내가 선물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생일 때도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이었다"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 대신 "나중에 제 작품을 직접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라고 약속했고, 직원은 손을 꼭 잡은 뒤 돌아섰다.
소 작가는 "직원에게 받은 친절을 매번 되새기면서 버텨왔다. 그는 알고 있을까. 자신이 선물했던 책을 읽은 노숙자 청년이 꽤 인정받는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이라며 "그의 친절을 닮은 작품을 집필하면서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도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직원을 향해 "이젠 약속을 지키고 싶다. 만나고 싶다. 당신을 닮은 내 작품들을 선물로 드리고 싶다"며 "잘 지내시냐. 당신 덕분에 괜찮은 작가가 됐다. 여전히 흔들리거나 힘겨움이 찾아올 때면 그때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과연 당신께 선물로 드릴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하는지 언제나 생각하고 다짐한다"며 "내가 말한 대로 작가가 됐고, 작품을 선물할 만큼 이름 있는 작품을 썼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털어놨다.
소 작가는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만나서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의 고마운 마음을 고백하고 싶다"며 "당신의 이름도 궁금하다. 제게 처음으로 친절이란 감정을 알게 해 준 당신이 무척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소 작가는 영화 '비스티 보이즈', '소원', '터널', '공기살인' 등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힌다. 특히 '비스티보이즈'의 원작이자 그의 첫 소설인 '나는 텐프로였다'는 남성 접대부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소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노숙자 생활을 하고, 소설가가 되기 위해 호스티스로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2월 방송된 KBS 1TV '그대가 꽃'에서 "유명해지고 싶고 소설가로 알려지고 싶었다"며 "기성 작가보다 글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같은 소재를 멋있게 쓸 수 있는 재능도 없어서 이제까지 없던 소재로 재밌게 써보려고 했다. 그게 호스트바였다"고 고백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여 BJ 녹음은 사적대화, 난 당당"…8억 뜯긴 김준수, 마약에 선긋기 - 머니투데이
- "♥옥경이 치매 증상 멈춰"…태진아, 깜짝 소식 알렸다 - 머니투데이
- 박원숙, 아들 사망 후 연락 끊긴 손녀 재회…"할머니 닮았네" 깜짝 - 머니투데이
- 로또 1등 당첨자 안타까운 근황…"아내·처형 때문에 16억 아파트 날려"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
- 큰 돈 번 줄 알았는데…대박난 '삐끼삐끼', 원곡자 토니안이 놓친 것 - 머니투데이
- 전국 뒤흔든 '363명' 희대의 커닝…수능 샤프의 탄생[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20만 유튜버의 민낯…13세와 동거, 동물학대 이어 '아내 폭행' 또 입건 - 머니투데이
- "나이도 찼으니 진짜 부부 어때" 송승헌·조여정 반응이… - 머니투데이
- 4개월 만에 보합세 접어든 경기도 아파트 가격.. 하락 전환 눈앞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