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외
2024. 11. 16. 06:01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청미래, 2만원)=1884년 영국인 세실 존 로즈는 남아프리카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드비어스 고아산에서 죄수들을 고용해 다이아몬드를 채굴했다. 광부들은 매일 밤 작은 감방에 발가벗겨진 채 쇠사슬에 묶여 있어야 했다. 형기가 끝나면 나체로 가죽 장갑에 손이 묶여서 독방에 갇혔다. 다이아몬드를 삼키거나 숨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처럼 다이아몬드 같은 아름다운 물건 뒤에 숨은 어둡고 추한 이면을 탐구한다.
우리를 방정식에 넣는다면(조지 머서 지음, 김소정 옮김, 현암사, 2만3000원)=양자역학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이중슬릿 실험 결과 양자는 인간이 관찰할 때는 입자의 성격을 갖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확률적으로 어느 곳이든 존재할 수 있다. 양자 물리학자들은 “입자에서 모호한 위치성을 지우고 정확한 위치를 갖게 하는 요인은 단 하나, 관찰자의 마음뿐”이라고 여겼다. 이 책은 뇌과학, 신경과학, 인공지능(AI), 양자역학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마음과 물리학에 대한 여정을 탐색한다. 저자는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에 있는 ‘마음의 물리학’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하나씩 탐구해 나간다.
러닝 위드 리디아드(아서 리디아드·가스 길모어 지음, 이중현 옮김, 인간희극, 1만9800원)=과체중에서 벗어나고자 ‘천천히 멀리 달리기’를 시작해 늦깎이로 뉴질랜드 마라톤 국가대표가 된 러닝 코치 아서 리디아드와 달리기 대중화를 목표로 그와 함께 활동한 저널리스트 가스 길모어가 달리기 훈련법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책은 유산소 달리기와 무산소 달리기를 적절히 조합하고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한다. 스트레칭법 등 러너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휴식은 저항이다(트리샤 허시 지음, 장상미 옮김, 갈라파고스, 1만7000원)=신학대학원을 다니며 학계의 과로 문화를 경험한 저자는 공부하며 돈까지 버느라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됐다. 그는 소진된 자신의 삶을 구하고자 의식적인 휴식 수행을 하기로 결심한다. 2017년 어느 일요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집단 낮잠 체험’ 이벤트를 열었다. 행사는 예상과 달리 성황을 이뤘고, 입소문이 났다. 저자는 비영리 단체 ‘낮잠사역단’을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휴식은 저항이다’ 운동을 이끌기 시작한다. 자본주의가 초래한 과로 문화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고목 원더랜드(후카사와 유 지음, 정문주 옮김, 플루토, 2만3000원)=말라 죽은 나무, 즉 고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버섯으로 불리는 곰팡이인 목재부후균이 나무를 분해하기 시작하면 다양한 생물이 찾아온다. 나무에 자란 곰팡이를 먹기 위해 곤충들이 오고, 다람쥐와 뱀도 온다. 식물들도 곰팡이와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분해가 진행되면서 나무 위에 다음 대를 이을 나무가 자란다. 고목은 생태계의 순환을 보여주는 축소판이자 다양한 생물이 생존을 다투는 각축장이다. 책의 각 장 뒤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동식물 스케치와 함께 ‘현장 관찰 기록’이 실려 있다.
질투라는 감옥(야마모토 케이 지음, 최주연 옮김, 북모먼트, 1만9800원)=고대 그리스부터 오늘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질투라는 감정의 실체를 파헤친다. 여러 철학자의 목소리를 빌려 사람들이 질투를 어떻게 여겨왔는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등 정치의 영역에서 질투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설명한다.
브레인 밸런스(커밀라 노드 지음, 진영인 옮김, 까치, 2만원)=젊은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정신 건강에 관한 기존의 사고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는 최근의 과학적 발견들을 세심하게 살펴본다. 정신질환의 다양한 치료법들, 일상의 사건들은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알려준다. 건강한 뇌가 곧 균형 잡힌 뇌라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뇌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혼란스러운 일이 닥쳤을 때 건강한 뇌는 균형을 회복하며 잘 대처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뇌는 회복탄력성을 가지지 못한다. 저자는 이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쾌감과 고통의 신경생물학에서부터 도파민 등의 화학물질들을 상세히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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