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잃어 가는 ‘인천민주화운동’…먼지만 쌓여 가는 역사 유인물

박귀빈 기자 2024. 11.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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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민주화 운동 역사가 창고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어 속상합니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10일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인천시민들의 저항과 항쟁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인천민주화운동센터 문을 열었다.

센터는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에서 위탁운영을 맡고 있으며, 각종 민주화 역사가 담긴 3만건 이상의 사료들을 보관하고 있다.

오경종 센터장은 "인천에는 다양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서려있지만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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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열악하고 장소 협소해 3만개 자료 전시할 공간도 없어
민주화운동센터 발길 끊겨 “센터 활성화 방안 마련 절실”
15일 오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IT센터 7층의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창고에 인천 5.3 민주항쟁 등 민주화 운동 당시의 기록을 담은 책 수천 권의 책과 자료가 쌓여져 있다. 박귀빈기자


“소중한 민주화 운동 역사가 창고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어 속상합니다.”

15일 오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IT센터 7층의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센터 한 켠에 있는 창고에는 인천 5.3 민주항쟁 등 민주화 운동 당시의 기록을 담은 책 수천 권과 ‘1988년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인노협) 총파업투쟁’ 등의 각종 관련 자료가 쌓여 있다.

민주화 운동 사진과 액자 등이 담긴 박스는 창고 군데 군데마다 쌓여있고, 공간이 부족해 진열대 틈새까지 작업복, 연판, 도자기 등의 기념물들이 끼워져 있다. 직원 A씨는 “봐주는 사람도 없는데 기념물만 보관하면 뭐하냐”며 “우리의 소중한 자료들이 아무도 오지 않는 창고에 처박혀서 빛을 잃어가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인천 5.3 민주항쟁 등 인천의 민주화 역사가 담긴 기록들이 창고에서 빛을 바라고 있다. 센터의 열악한 운영 예산 및 인력, 협소한 공간 등으로 이 같은 기념물들을 전시조차 하지 못한 채 결국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10일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인천시민들의 저항과 항쟁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인천민주화운동센터 문을 열었다. 센터는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에서 위탁운영을 맡고 있으며, 각종 민주화 역사가 담긴 3만건 이상의 사료들을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많은 기록들은 창고에 처박혀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센터 공간이 협소해 전시는커녕 보관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학자 및 학생들의 문의만 가끔 있을뿐 이곳을 방문하는 시민은 전혀 없다.

15일 오후 1시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IT센터 7층의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창고에 인천 5.3 민주항쟁 등 민주화 운동 당시의 기록을 담은 책 수천 권의 책과 자료가 쌓여져 있다. 박귀빈기자


이처럼 센터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력 및 예산 등이 턱 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센터는 전문적으로 사료를 담당하는 직원이 없을 뿐더러 고작 5명의 직원이 사료 수집 및 발굴부터 행사 프로그램 마련, 홍보 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또 지난 2023년 4억원에서 올해 3억6천만원으로 예산까지 깎이면서 센터 홍보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각종 프로그램 또한 줄었다. 올해 행사는 5·3 민주항쟁 기념행사 및 희생자 추모식 등에 그쳤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이를 미래 세대에 계승할 수 있도록 센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경종 센터장은 “인천에는 다양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가 서려있지만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 및 청년들은 민주화 운동에 대해 관심도 없고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함께 나누고 계승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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