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대박? OO 아파트 산다”…9만弗 찍은 비트코인, 김 차장 꿈 이뤄줄까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때 9만3000달러 선까지 돌파하며 파죽지세로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친(親) 가상자산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대선 승리 후 기세를 높여가던 비트코인 가격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조절 발언에 상승세를 멈추면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관론’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장밋빛’ 전망에 대한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5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분석까지도 내놓는다.
1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개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12시를 기준으로 8만8000달러 대에 거래 중인 비트코인의 최근 30일 간 상승 폭은 31.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4일 오전 4시께 역대 최고가인 9만3434.36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미 대선일인 지난 5일 오전까지만 해도 7만달러 선을 밑돌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지난 14일 최고점까지 약 35% 상승했다.
이후 9만달러 선 내외까지 내려왔던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발언한 파월 의장의 발언 탓에 8만7000달러 대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며, 금리 인하 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이 일반적으로 강화된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파월 의장이 발언이 가상자산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12월 금리 인하는 생각했던 것만큼 확실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금리 인하에 더 높은 확률로 베팅하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금리 선물은 지난 14일 오후 8시 55분(미 중부시간)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58.9%로 반영했다. 전날 82.5%에서 23.6%포인트나 하락한 것이지만, 여전히 더 높은 확률로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비트코인 강세에 더 유리한 환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경우에도 최근 급등세는 두드러진 상황이다. 전날 오후 12시 기준 최근 30일간 가격 상승폭은 이더리움 17.54%, 솔라나 36.03%, 도지코인 220.06%, 리플 52.31%, 카르다노 66.68%, 시바이누 31.19%에 이른다.
가상자산을 향한 국내 투자자의 자금 유입 속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오후 12시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24시간 총거래대금은 122억922만달러(약 17조1137억원)에 달했다. 지난 14일 코스피 거래대금(13조174억원)보다 많고, 코스닥 거래대금(6조8602억원)의 2.5배 수준이다.
지난 13일에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지난 24시간 총거래대금은 무려 34조6074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요 가상자산별 거래량에서 국내 거래소가 차지하는 비중도 세계 최상위권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는 도지코인의 경우 최근 24시간 내 거래소 별 거래규모에서 업비트가 20억8602만달러(2조9240억원)로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27억5750만달러, 3조8652억원)의 뒤를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바이누의 경우에도 전 세계 거래량 중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비율이 12.31%(2억4794만달러, 3475억원)에 달하며 21.34%의 바이낸스(4억2985만달러, 6025억원)에 이어 두 번째 위치를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열광하는 이유는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모습도 주요 이유로 작용 중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2400 선까지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최근 1개월 간 코스피 지수의 수익률은 -6.86%에 그쳤다. 코스닥 지수 등락률도 -11.60%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수준이었다.
중장기적인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선 낙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라이언 리 비트겟 리서치 최고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가치가 1년 사이 100% 이상 상승하는 등 대다수 전통 금융 자산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사이클이 반복되어 비트코인 가격이 예측대로 상승한다면, 현재 가격에서 14.7% 더 높은 가격이 목표가”라며 “11월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선 돌파에 도전할 것이다. 반감기 후 사이클 추세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H.C.웨인라이트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콜로니즈는 “올해 말까지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50만달러도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비트코인 국가전략자산화’를 주목하면서다. 그는 “미국이 보유한 비트코인에 추가로 사들여 기술 선도 국가, 가상자산과 디지털 자산 선도 국가가 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매우 현명할 것”이라면서 “그러면 비트코인 가격은 50만달러를 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급등세가 국내에서만큼은 부동산 투자 시장의 가격 흐름과 연동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유정석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최근 발간한 ‘부동산, 가상자산 및 주식시장 간의 가격 변동성 전이효과 분석’ 논문에서 2014년 10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10년간 KB부동산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비트코인 수익률, 코스피, 코스닥 지수 등을 활용해 각 자산시장 간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 시기 주식 급등기와 2023년 비트코인 가격 급등기처럼 특정 자산이 급격히 오를 때는 부동산 시장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생겼다. 특히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 중 강남구 11개 동의 아파트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강남구 11개 동 아파트가 다른 지역 아파트보다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 가격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그 원인으로는 가상자산 투자로 큰돈을 번 20·30대가 강남의 고가 부동산을 사들이기 때문이라고 유 교수는 분석했다. 이런 1~2건의 거래가 부동산 시장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2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MZ세대 700명을 대상으로 재테크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6.1%가 향후 자산 증식을 위해 가장 필요한 재테크 수단이 ‘부동산’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주식(32.4%), 가상자산(13.1%), 예·적금(8.0%) 순으로 MZ세대는 답변했다.
이를 두고 현재는 급등한 가격과 경제적 여력의 한계로 부동산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지만, 주식이나 가상자산으로 목돈을 모아 최종적으로는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가 드러난 셈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 나선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젊은 층이 고가 부동산을 산다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경우가 다수였다”며 “요즘에는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으로 돈을 번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투자의 종착역은 강남 부동산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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