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발렌시아 주지사, 대홍수 17일 만에 공식 사과

정다은 기자 2024. 11. 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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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마손 발렌시아 주지사의 스페인 대홍수 대처를 비난하는 시위

지난달 29일 스페인 남동부에서 일어난 대홍수 참사가 인재라는 비판에 "우리는 기상학자가 아니다"라는 말로 주민들을 분노케 한 카를로스 마손 발렌시아 주지사가 15일(현지시간) 사건 발생 17일 만에 공식 사과했습니다.

마손 주지사는 이날 주의회에서 "1962년 이후 스페인이 겪은 최악의 홍수"라고 평가하며 당국의 대처 과정에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이어 지방 당국 수장으로서 "원조가 없었다거나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나는 어떤 책임도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은 이번 비극을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가 달라질 것"이라며 "다시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발렌시아 주를 중심으로 한 스페인 동남부에는 지난달 29일 이례적인 기습 폭우가 쏟아져 총 22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가운데 대다수인 216명이 발렌시아에서 숨졌습니다.

홍수로 인해 기반 시설이 파괴되고 건물과 농경지 등이 물에 잠겨 최종 피해액은 수백억 유로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일 오전 9시41분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 지방의 폭우 경보를 가장 높은 적색 단계로 상향했고, 정오께 다시 적색경보 상황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오후 1시14분쯤 마손 주지사는 자신의 엑스에 폭우가 오후 6시께엔 다소 약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오후 4시30분부터 사태가 심각해졌음에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밤 8시12분에서야 긴급 재난 안내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마손 주지사는 당일 오후 몇 시간 동안 사무실을 비우기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당국이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위기 대응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이 일자 마손 주지사는 당시 "중앙 정부에서 표준화하고 조정한 프로토콜을 따랐다"며 자신과 관리들은 기상학자가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발렌시아 주민 13만여 명은 이런 당국의 부실 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9일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날 마손 주지사가 의회에서 연설하는 와중에도 수십 명의 시위대가 건물 밖에 모여 그를 '거짓말쟁이'로 부르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정다은 기자 d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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