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가 부른 또 다른 재앙?...화산 분화에 떠는 아이슬란드
[앵커]
흔히 '불과 얼음의 땅'으로 불리며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아이슬란드가 지구 온난화로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엄청난 무게의 빙하가 녹으면서 화산 활동이 다시 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국가적 차원에서 전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875년 대폭발을 일으켰던 아이슬란드의 대표적인 화산입니다.
최근 60년간 잠잠했지만, 몇 해 전부터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빠른 속도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해 3년간 무려 80cm나 지표면이 솟아올랐습니다.
화산 아래로 막대한 양의 마그마가 유입되면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런 변화를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무게로 지각을 눌렀던 빙하가 녹으면서 지각 아래 맨틀의 압력이 낮아져 마그마가 더 쉽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에릭 스터켈 / 스웨덴 예테보리대 지구물리학자 : 개봉하지 않은 샴페인 병 안에서는 거품을 볼 수 있습니다. 코르크 마개를 따고 내부의 압력을 낮추면 기체가 액체에 녹아 밖으로 나오면서 팽창하는 원리입니다.]
실제로 만여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직후 아이슬란드의 화산 활동은 50배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34개 활화산 가운데 절반가량은 빙하에 덮여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30년간 빙하의 16%가 사라졌고, 매년 유실되는 양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경고가 현실이 돼, 대규모 연쇄 분화가 일어난다면 아이슬란드는 국가적 차원의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셸 파크스 / 아이슬란드 기상청 화산학자 : 현재 빙하가 아이슬란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빙하가 후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화산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얼음에 짓눌린 화산은 아이슬란드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서 안데스 산맥과 남극에 이르기까지 240여 개의 화산이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최소한 백 개의 화산이 있는 남극의 경우, 연간 천5백억 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어 언제든 임계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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