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보여도 빛난다, 새끼 동물이 어른이 되는 여정

곽아람 기자 2024. 11. 16.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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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것들의 거대한 세계

대나 스타프 지음|주민아 옮김|위즈덤하우스|368쪽|2만2000원

어떤 동물의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보통 성체를 떠올리지만, 사실 지구상에 사는 대부분의 동물은 새끼들이다. 새끼나 유충 시절이 생애 주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종이 의외로 꽤 많기 때문이다.

생명체 초기 단계를 연구하는 발생생물학자인 저자는 수많은 동물의 어린 시절만을 주목해 이들의 생존력을 파고든다. 포식자들을 피해 무사히 어른이 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2.5㎝에 불과한 참치 유생은 포식자들에게서 숨기 위해 투명한 몸뚱이로 진화했다. 청개구리 알 무리는 포식자인 뱀이 접근하기 시작하면 평소보다 이틀 정도까지 일찍 부화해 도망친다. 아프리카 대륙의 천인조는 긴꼬리단풍조 둥지에 탁란하는데, 두 종의 성체는 전혀 다르지만 새끼 때의 입은 매우 닮았다. 천인조가 긴꼬리단풍조 부모를 속여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어릴 때만 입이 같도록 진화한 것이다.

세상 모든 어린 것들에 보내는 응원 같은 책. “모든 종의 어린 구성원은 우리 지구가 펼치는 드라마에 왕성하고 활발하게 참여하는 주인공이다. 새끼 동물은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며, 경쟁자이면서 협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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