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아이팟의 아버지’가 애플을 떠난 이유

김상운 기자 2024. 11. 16.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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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기 개발에 미쳐 있던 서른 살의 야심만만한 청년이 1999년 회사를 창업했다.

이 책은 그가 개발자로 시작해 사업가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일대기를 엮은 것이다.

아이팟으로 대성공을 거두고도 잡스에게 아이폰 개발을 설득한 사례가 대표적.

MP3 플레이어를 내장한 아이폰 출시는 아이팟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했지만, 퍼델은 아이폰 3세대 개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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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BUILD) 창조의 과정/토니 퍼델 지음·엄성수 옮김/544쪽·2만5000원·비즈니스북스
모바일 기기 개발에 미쳐 있던 서른 살의 야심만만한 청년이 1999년 회사를 창업했다. MP3 파일을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듣던 시절, ‘워크맨 같은 휴대용 플레이어로 MP3를 들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건 것. 벤처캐피털을 대상으로 무려 80차례에 걸쳐 투자 설명회를 열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닷컴 버블이 붕괴돼 주식시장이 침체된 당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신생 스타트업을 눈여겨볼 여유가 없었던 것. 결국 창업에 실패한 그는 이후 스티브 잡스와 만난 뒤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었다. 애플 ‘아이팟’의 창시자 토니 퍼델의 이야기다.

이 책은 그가 개발자로 시작해 사업가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일대기를 엮은 것이다.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리는 퍼델이 처음 펴낸 책이기도 하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아이팟으로 대성공을 거두고도 잡스에게 아이폰 개발을 설득한 사례가 대표적. MP3 플레이어를 내장한 아이폰 출시는 아이팟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게 뻔했지만, 퍼델은 아이폰 3세대 개발에 참여했다.

아이폰이 대박을 치고 나서는 돌연 애플을 떠났다. 서른 살에 좌절된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는 2010년 네스트 랩스를 창업해 스마트 온도 조절기 ‘네스트 러닝 서모스탯’을 개발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연 획기적인 제품으로, 네스트 랩스는 2014년 구글에 32억 달러에 인수됐다. 퍼델은 책에 “나는 실패할 때마다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고 썼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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