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에 백신 음모론자, 법무차관엔 개인변호사…트럼프 또 ‘마이웨이’
복지부 장관에 지명된 케네디는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부터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펼치며 백신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쳐왔던 인물이다. 케네디는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그래서 이번 인선이 ‘보은’이란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 변호사 토드 블랜치를 법무차관으로 발탁하고, 또 다른 개인 변호사 에밀 보브를 법무부 수석 부차관보에 지명했다. 이들은 트럼프와 관련한 성 추문 사건, 기밀문서 유출 사건 등 각종 ‘사법 리스크’를 방어해온 인물이다.
트럼프는 또 이날 제이 클레이턴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주요 연방 사건 수사를 담당하는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으로 지명했다. 이 밖에 재향군인의 복지를 담당하는 보훈부 장관엔 이라크 파병 경험이 있는 변호사 출신의 더그 콜린스 전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그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첫 탄핵 재판을 받을 때 변호인단에 참여했던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8명 중 한 명이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행사에서 “내무부 장관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를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내무장관은 추후 임명될 것으로 알려진 ‘에너지 차르’와 함께 자국 내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11일 뉴욕에서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회담은 머스크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두 사람은 1시간 넘게 대화했다”며 “이는 긍정적이고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라바니 대사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거론하며 머스크가 재무부로부터 제재 면제를 받아 그의 사업 일부를 이란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이란 측 인사를 만난 날은 그가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되기 하루 전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 안팎에선 머스크의 영향력이 외교 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서울=임선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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