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성공 고루 겪은 ‘아이팟 아버지’ 조언

이후남 2024. 11. 1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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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BUILD) 창조의 과정
토니 퍼델 지음
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북스

책의 부제에 따르면 지은이는 ‘아이팟의 아버지’. 애플의 성장과 혁신을 이끈 아이팟의 첫 모델부터 개발을 주도하고 초기 아이폰까지 만들었다. 게다가 이후 창업한 회사 네스트는 2014년 구글에 무려 32억 달러에 인수됐다. 한데 이 책에 담긴 그의 온갖 조언이 솔깃하게 다가오는 건, 이런 화려한 성공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애플 이전에 그는 여러 번 스타트업을 만들고 다른 대기업에서도 일하며 실패와 숱한 거절, 좌절과 위기를 고루 맛봤다.

대략 30년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혁신적 제품을 만들려는 기업의 의사 결정이 언제 데이터 중심이 되고 언제 직관 혹은 ‘의견 중심’ 이 되어야 하는지, 혁신적 제품의 첫 모델과 이후의 제작 과정은 어떻게 다른지,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 부서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왜 중요한지, 사용자 경험에 대한 협소한 시각에서 왜 벗어나야 하는지, 기업의 코치와 별개로 창업자의 멘토가 왜 필요한지 조목조목 생생한 조언을 들려준다. 뿐만 아니라 ‘조직 내 또라이들을 다루는 법’, 푸짐한 무료 음식 제공 같은 ‘특전’과 복리후생의 경중, 심지어 창업자가 언제 CEO를 그만둬야 할지 등도 다룬다. 스타트업과 창업가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혁신을 요구받는 기업과 직장인에게도 도움이 될법하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얘기는 흥미로운 덤. 잡스는 휴가 때도 48시간만 지나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새로운 구상에 대한 견해를 물었기 때문에 그의 휴가 소식은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다는 일화만이 아니다. 지은이는 잡스의 유려한 프리젠테이션이 어떻게 나왔는지 전하면서 이를 응용해 제품 개발 초기부터 직접 보도자료를 써보라고, 즉 시작부터 제품 스토리를 만들고 계속 다듬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비타민’ 아니라 ‘진통제’, 즉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찾으라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이를 아이팟만 아니라, 자신이 겪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온도조절기를 만들고 네스트를 창업한 얘기로도 풀어낸다. 구글에 인수된 이후의 황당한 경험과 기업문화 충돌 역시 흥미로운 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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