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딛고 홀인원의 여왕으로 :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LPGA 프로 전지원의 이야기

반재민 2024. 11. 1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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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 골프를 자주 본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이 선수의 이름을 쉽게 들어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KLPGA 출신도 아니고 학창시절부터 유명했던 선수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벌써 LPGA 3년 차가 된 프로골퍼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골프를 시작한 전지원은 중학교 시절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다 2012년 세한대총장배 주니어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 유학의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호주에서의 시간은 그의 골프 운명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호주에서 그의 인상적인 플레이를 눈여겨 본 호주 힐스 국제 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원했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2017년 미국 주니어 대학 최우수 선수에 오르는 등 점점 두각을 드러냈다.

그리고 2019년 LPGA Q-스쿨에 참가한 그는 당당히 16위를 차지하며 LPGA 풀 시드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에게는 장밋빛 미래만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2020년 LPGA 출전을 목표로 몸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그의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성적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2020년 출전한 7개 대회에서 다섯 개나 컷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21년과 2022년에도 한정적인 기회만을 부여받으며 2부 투어인 앱손 투어를 왔다갔다 하는 신분이 되었으나 지난해 앱손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며 2024년 LPGA 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전지원은 겨우내 땀을 흘렸고, 올 시즌 22개의 대회에 출전해 탑텐 1회를 기록하며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올 시즌에만 두 번의 홀인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홀인원의 여왕으로 불린 전지원은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에서 펼쳐진 2024 LPGA 투어 디 아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 대회에서 자신의 시즌 세 번째 홀인원을 낚는 데 성공했다. 

전지원의 홀인원은 3번 홀에서 펼쳐졌다. 168m 되는 파3 홀에서 전지원이 날린 티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절묘하게 굴러 홀컵으로 떨어졌다. 전반 홀에서 잉글랜드의 찰리 헐을 추격하고 있던 전지원은 이 홀인원에 힘입어 선두권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고, 1라운드를 6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전지원은 1라운드를 모두 마치고 몬스터짐과 가진 인터뷰에서 홀인원 상황에 대해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잘 맞았다. 그래서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굴러서 홀컵으로 떨어졌다. 티 박스에서 그 장면을 보는데 너무 기뻤고 짜릿했다. 홀인원도 오늘 포함해서 한 세 개 정도 기록한 것도 되게 의미있는 기록인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라고 홀인원의 순간에 대해 설명했다. 

올 시즌 전지원은 거의 처음으로 풀 시즌을 치뤘다. 이에 대해 "너무 즐겁게 올 시즌 보낸 것 같아서 기쁘고, 좀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들 수도 있지만, 그 힘든 과정마저 올해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정말 재밌게 시즌을 보냈던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꼭 이루고 싶었던 목표를 하나 정도는 이룬 것 같아서 좋았고, 마지막인 이번주 대회까지 원하고자 하는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라고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1라운드 선전에 대해 "항상 첫 라운드에서 잘 치면 어느 정도 우승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잘 해보고자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잘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답한 전지원은 "오늘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3일 정도 더 남았는데 남은 시간에도 준비한 만큼만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남은 라운드에 대한 선전을 다짐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는 만족스럽게 마무리했지만, 시즌 내내 그의 발목을 잡는 기복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전지원 본인 역시 이에 대해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전지원은 "올 시즌에 조금 기복이 있었던 것 같다. 내년 시즌에는 조금 더 평균 스코어를 낮췄으면 좋겠고, 특히 숏 게임에서 잔실수가 많이 있었고, 그린 적중률에서도 조금 더 퍼센티지를 좀 높혀야 될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잘 보완해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서 "나이가 먹어가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이 좀 중요한 것 같다. 단순히 나이 뿐만이 아니라 이 LPGA 투어 자체가 해외로 대회를 나가다보니 더욱 그렇다. 일 년에 한 열 두 번 정도를 해외로 나가게 되는데 체력적으로 좋지 않으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더 노력을 해야 될 것 같고 골프에서 부족한 부분도 당연히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변함없이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는 후원사와 부상없이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준 트레이너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시련을 딛고 홀인원의 여왕에 오른 전지원,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내년을 위한 구상을 짜는 그의 플랜 속에서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사진, 영상 = 미국 플로리다 홍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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