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 조업’ 분쟁 조짐…단속 근거도 모호
[KBS 춘천] [앵커]
다음 달(12월)부터 시작되는 대게 조업을 앞두고, 어민 간 갈등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아직 금어기인데도 미리 그물을 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진 건데요.
무엇보다 단속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도 모호해,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출항했던 어선들이 항구로 떼 지어 돌아옵니다.
오늘 하루 조업을 중단한 채 다른 지역 어선들이 설치한 그물을 확인하고 귀항하는 겁니다.
삼척지역 해안선을 따라 동쪽으로 약 30킬로미터 해상에 타지 어선의 대게잡이 그물이 대거 확인됐다고 주장합니다.
[최재호/삼척시 임원항 어민 : "(그물이) 한두 틀이 아니에요. 지금 우리가 조사한 게 거의 아마 한 삼사십 틀 될 겁니다."]
다음 달(12월) 1일부터 시작되는 대게 조업을 앞두고, 다른 지역 어민들이 미리 그물을 쳐놓는 일명 '선투망'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하는 겁니다.
[심상식/삼척시 임원어촌계장 : "왜 우리들은 먼저 투망을 왜 안 하고 싶겠습니까? 그래도 법을 지키기 위해서 12월 1일에 투망하기로 결정을 내렸는데…."]
특히 대게 금어기에 사실상 조업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물을 설치한 어민들 입장은 다릅니다.
대게가 아니라 대구나 곰치 등을 잡고 있고 실제 위판한 실적도 있다며, 그물도 대게잡이용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강원도는 단지 그물을 쳤다고 해서 대게를 잡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단속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금어기가 해제되는 12월 1일부터 투망하는 게 맞다면서도, 법률적으로 정해진 시기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이런 행위를 단속할 근거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대게 조업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삼척시 임원항 어민들은 그물 설치 영상 등을 관계기관에 신고하기로 했고, 강원도는 선투망 의심 행위에 대해 계도 활동을 벌일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정면구 기자 (n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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