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3억 피해 보상' 견적서에...총학 "돈으로 겁박" 학교 측 "전달한 것뿐"

윤한슬 2024. 11. 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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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전환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과 학교 간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총학생회(총학)는 학교가 3억 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 견적서를 내밀며 학생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학교 측은 외부업체가 보내온 문서를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람회를 진행하려던 외부 업체가 시설물 반환 요청 및 피해 금액 청구 문서를 학교 측에 발송했는데, 수신자가 동덕여대 총학으로 돼 있어 전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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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박람회 업체, 3억 원대 보상 청구
총학 "학생들에 취약한 금전 문제 들어"
학교 "피해 처리 결정된 바 없다"
동덕여대 제57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본부와 김명애 총장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뉴스1

공학 전환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동덕여대 학생들과 학교 간 갈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총학생회(총학)는 학교가 3억 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 견적서를 내밀며 학생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학교 측은 외부업체가 보내온 문서를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동덕여대 총학은 15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학생지원팀으로부터 3억3,000만 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 청구 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점거 탓 취업박람회 취소… 피해 보상 요구

앞서 동덕여대에선 지난 12일 '2024 동덕 진로·취업 비교과 공동 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이 행사는 기업·기관·이벤트 업체 17곳 및 비교과 주관 부서 10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취업박람회 행사였다.

그러나 학생들이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행사장을 점거한 채 기업 측이 준비한 기물을 파손하고 행사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아 박람회는 취소됐다. 학교 측이 보낸 문서는 이에 대한 피해 보상 청구서라는 것이 총학 주장이다.

지난 12일 개최 예정이던 '2024 동덕 진로·취업 비교과 공동 박람회' 행사 현장. 학생들이 행사장을 점거한 뒤 시위를 벌이면서 행사장 내부가 엉망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총학은 "학생들과 가장 먼저 소통해야 할 학교 본부가 학생들에게 취약한 금전적 문제를 들어 겁박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총학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입장문에서도 "학생들의 끊임없는 대화 요청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당장의 농성 해제만 급급한 학교 측의 태도에 총학을 비롯한 학생 대표자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혼란한 학내 상황 속에서 학교 본부가 면담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돈으로 학생들 겁박하는 태도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학본부는 피해 보상 청구를 철회하고 공개 석상에 나오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학을 비롯한 학생 대표자, 동덕의 학우들은 대학 본부가 속히 대화의 장을 마련해 학생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확언할 때까지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측 "외부 업체가 총학에 문서 발송"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에 반발한 학생들이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에서 항의하며 교문을 막고 서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학교 측은 보상을 청구한 주체는 학교가 아니라 외부 업체라는 입장이다. 박람회를 진행하려던 외부 업체가 시설물 반환 요청 및 피해 금액 청구 문서를 학교 측에 발송했는데, 수신자가 동덕여대 총학으로 돼 있어 전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업체가 파손된 시설물 비용과 영업 손실 비용 등 3억 3,000만 원 정도를 청구해 왔다"며 "원래대로라면 (수신자인) 총학생회로 바로 전달됐어야 하지만, 학생처에서 받은 것을 첨부해서 총학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혜화, 청담 캠퍼스에도 훼손된 것이 많아서 건물 보수 업체들이 견적서를 보내오면 (총학 측에) 전달할 것"이라며 "피해액을 공개하는 것일 뿐 (보상 청구나 법적 조치 등) 피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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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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