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ERA 6.17에 최다패, 자기주도 볼배합 대실패했는데…충격 대반전, 베네수엘라 도쿄행 이끈 영웅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2020년 SK 와이번스의 외국인투수였다. 그러나 기억은 좋지 않다. 마운드에서 지나치게 예민했고, 동료들에게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박경완 당시 감독대행(현 LG 트윈스 배터리코치)에게 자기주도 볼배합을 하겠다고 요청하기까지.
주인공은 리카르도 핀토(30)다. 그는 현재 2024 프리미어12에 베네수엘라 투수로 뛰고 있다. 대반전이다. 4년 전 SK에서 30경기에 등판, 6승15패 평균자책점 6.17에 그쳤다. 그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최다패에 평균자책점도 가장 높았다.
당연히 SK는 실력은 물론 워크에식도 매끄럽지 않던 핀토와 이듬해 함께하지 않았다. 그런 핀토가 국제대회서 베네수엘라의 프리미어12 4강행을 이끌었다. 핀토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네덜란드와의 오프닝라운드 A조 예선서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에 앞서 10일 멕시코전서도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볼넷 무실점했다. 베네수엘라는 4승1패, 조 1위로 도쿄행 슈퍼라운드 티켓을 따냈다. 베네수엘라의 4승 중 2승을 핀토가 책임졌으니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고 해도 크게 과장된 얘기는 아니다.
SK 시절 핀토는 투구내용의 일관성이 결여됐다. 기본적으로 커맨드가 좋지 않았다. 구위는 좋았으나 포수와 사인이 맞지 않아 안 좋은 결과를 많이 냈다.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 베네수엘라 대표 자격으로 나선 지난 2경기서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번대회 2경기서 좌우타자에게 피안타율 0.167, 0.200, 득점권에서 피안타율 0.167로 안정적이다.
핀토는 SK를 떠난 뒤 주로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다. 올 시즌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트리플A 르하이벨리 아이언피그스에서 16경기에 등판, 4승1패 평균자책점 5.27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도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97.
2022년엔 대만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에서도 뛰었고, 멕시코리그에 몸 담기도 했다. 다양한 리그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야구의 내공이 쌓인 듯하다. SK에서 뛸 때는 20대 중반이었지만, 이젠 서른이다. 성숙해질 때가 됐다.
핀토가 도쿄돔에서 열릴 슈퍼라운드에서도 중요한 경기를 맡을 듯하다. 한국이 극적으로 도쿄로 가면 핀토를 만날 수도 있다. 핀토에게 이번 대회는 일종의 취업 쇼케이스.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아 메이저리그 진입을 최우선시할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도 뛰어본 만큼 언제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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