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함께 골프 친 사람은 김문기, 유동규뿐... 이재명 기억에 남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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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1심 법원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이 대표 발언을 유죄로 봤다.
이 대표가 당시 단 두 사람과 함께 '골프'라는 구체적 행위를 함께 했음에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불거진 시기 대선에 당선될 목적으로 해당 사실을 고의로 숨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전 처장 등과 골프를 친 기억이 없고,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 이 대표 측 항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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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고의성도 인정 "기억 환기할 시간 충분"
'김문기 몰랐다'는 엄격한 해석 필요해 무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형을 선고한 1심 법원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이 대표 발언을 유죄로 봤다. 이 대표가 당시 단 두 사람과 함께 '골프'라는 구체적 행위를 함께 했음에도,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불거진 시기 대선에 당선될 목적으로 해당 사실을 고의로 숨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한성진)는 15일 김 전 처장 관련 이 대표 발언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2021년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네 차례 방송 인터뷰 등에 나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말한 발언들 모두에 대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가 이 중 유죄로 본 건 골프 관련 발언뿐이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채널A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라면서 "단체사진 중 일부를 떼 내서 보여줬고 조작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김 전 처장 등과 골프를 친 기억이 없고, 사진이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것이 이 대표 측 항변이었다.
기소 당시 검찰은 이 대표의 거짓말에 다른 의도가 있었다고 봤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핵심 이슈로 떠올랐던 대장동 개발사업에서의 각종 비리 등 의혹과의 연관성을 끊어내기 위해,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부정했다고 보아 기소한 것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핵심 실무자로 꼽혔던 김 전 처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에 숨진 채 발견돼 의혹이 더 커지던 시점이었다. 재판부는 이런 상황에서의 이 대표의 골프 관련 발언이 허위에 해당하고 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충분한 고의성이 있는 발언으로 판단했다. 해당 발언을 접한 유권자 입장에선 이 대표가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 대표는 2015년 해외 출장 중에 김 전 처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골프를 쳤다. 재판부는 "공식 일정에서 벗어나 골프를 함께 친 사람은 김문기와 유동규뿐이라 기억에 남을 만한 행위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골프 발언을 하기까지 기억을 환기할 기회나 시간은 충분했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김문기 모른다'는 취지의 이 대표의 다른 발언들에 대해선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엔 죄가 될 수 있는 대상은 몇 가지로 한정돼 있고, 이 대표에게 적용된 것은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였다. 재판부는 '어떤 사람을 모른다'라는 말이 '행위'에 대한 구체적 교유행위를 부인하는 것인지 여부는 엄격히 봐야 한다고 봤다. 단순히 '모른다'는 말을 했다고 해서 어떤 사람과의 교유행위 전체를 부인한다고 볼 순 없단 취지다.
재판부는 '몰랐다'는 발언과 '골프 발언'이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죄를 구성) 관계인 점을 들어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진 않았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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