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예상 밖 '징역형 집행유예'…이재명 엄벌 판결 이유는?

【 앵커멘트 】 법조팀 우종환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 기자, 선고된 형량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이 정도 형이 나올 거라고 법조계에서 예상하는 사람들 있었습니까?

【 기자 】 저희 법조 기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법조인이 예상치 못했습니다.

만약 유죄가 나온다면 벌금형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대부분의 관심은 당선무효를 가르는 벌금 100만 원을 넘느냐 안 넘느냐에 가 있었습니다.

【 질문 2 】 그럼, 예상보다 센 형량이 나온 이유가 뭔가요?

【 기자 】 재판부가 통상적으로 줄 수 있는 형량보다 센 형량을 준 겁니다.

대법원 양형 기준을 보여드릴 텐데 보시면 이 대표가 유죄면 받을 수 있는 기본 형량이 벌금 200만~800만 원, 징역 10개월 이내입니다.

그런데 선고된 건 이보다 큰 1년이죠, 재판부는 이 대표가 이보다 무거운 형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 질문 3 】 형을 재판장 맘대로 올릴 순 없을 거고 이것도 기준이 있는 거죠?

【 기자 】 그렇습니다, 형량을 더 올리는 조건이 여러 개 있는데요.

선거에서 중요한 판단 사항인 경우, 내용이 수많은 국민에게 전달되는 전파성이 강한 경우, 그리고 전과가 있는 경우 이 세 가지가 인정됐습니다.

지상파·종편 매체나 국정감사를 통해 허위 발언이 수많은 유권자에게 전달됐다는 점, 이 대표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득표율 격차가 1퍼센트도 안 됐을 정도로 중요한 발언이었으니 책임도 크게 져야 한다는 거죠.

가중치를 다 더했을 경우 검찰이 구형한 징역 2년 만큼은 아니지만 이에 가깝게 죄가 무겁다는 재판부 판단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이재명 대표, 과거 친형 정신병원 입원 관련 허위발언으로도 기소됐다가 그땐 무죄 판결을 받았잖아요?

【 기자 】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2018년 선거 당시 이 대표는 후보 토론에서 친형 정신병원 입원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기소됐죠.

나중에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지기도 한 사건이죠, 권순일 당시 대법관이 포함됐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표현의 자유가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질문 5 】 이 대표가 이번에도 표현의 자유가 숨 쉴 공간을 주장했다고 했는데 이번 재판부는 왜 다른 판단을 내린 거죠?

【 기자 】 오늘 재판부도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하는 건 맞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국민이 허위 정보를 얻어 민의가 왜곡될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주기엔 그 해악이 더 크다는 판단입니다.

【 질문 6 】 이번 선고가 이 대표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최악의 결과인 게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할 위기인 거죠?

【 기자 】 맞습니다, 오늘은 1심이지만 이 결과가 대법원까지 인정될 경우 민주당은 대선 때 받은 보조금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합니다.

작은 돈이 아닌 만큼 민주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죠.

다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이 434억 원을 내도 500억 원이 남을 정도로 자산이 많다며 이를 내세운 마케팅을 하지 말라고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 질문 7 】 마지막으로 이런 선고가 있을 때마다 늘 나오던 재판부에 대한 공격 우려 오늘도 있는 거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선고가 끝난 뒤 친야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의 프로필을 공유하며 비난이나 인신공격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법원은 물리적 위해를 우려해 판사 신변보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과거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유창훈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보수진영에서 근조 화환이나 플래카드로 위협하기도 했었죠.

판결에 불복하더라도 재판부를 겨냥하는 이런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우종환 기자였습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