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s 픽] "역대 최고 실적?"…유리한 기준만 내세운 콤텍시스템, 주주 혼란 부추길라
(지디넷코리아=장유미 기자)아이티센 계열사 콤텍시스템이 올해 3분기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자사에 유리한 수치만 공개해 논란이다. 코스피 상장사임에도 자사의 좋은 점만 선택해 홍보함으로써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콤텍시스템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든 559억4천700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년 새 38.4% 감소한 18억500만원으로 마무리됐다. 당기순이익도 24.2%나 하락한 25억9천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가 성수기인 업계 특성상 3분기부터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콤텍시스템은 다른 기업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타비용, 금융비용 등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도 전년 동기보다 4.1% 하락한 2천283억7천5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새 22.9% 줄어든 35억6천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23.5% 감소한 60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콤텍시스템 측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언론에 배포한 실적 자료에선 이 내용들이 빠져 있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준을 앞세워 호실적 달성에 성공한 것처럼 홍보했다.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콤텍시스템의 3분기 별도 기준 '누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1천9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1억원, 당기순이익은 83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며 3분기 누계 기준 역대 최고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 1~3분기 '누계' 매출은 6천18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상승세를 보였으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줄었다는 점은 자료에 기재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콤텍시스템은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했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큰 폭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이를 자료에 기재하지 않고 1~3분기 누적 실적만 앞세워 적극 홍보했다. 콤텍시스템의 주가가 1년간 꾸준히 우하향해 524원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 자사에 유리한 실적만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곳의 주가는 지난 1년간 22.83% 떨어졌다.
권창완 콤텍시스템 대표는 "시스템 매출 등 수익성 높은 사업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며 "4분기에도 성장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DC 사업 등 신사업을 통해 올해 최고의 실적을 기록해 주주들에게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콤텍시스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공시 자료를 관심 있게 들여다 보는 주주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한 행동으로 분석된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 받지 않은 주주 입장에선 콤텍시스템이 이날 발표한 자료만 볼 때 현혹될 여지가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콤텍시스템 측은 공시 자료에 이미 실적이 다 공개된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내부에서도 해당 문제를 두고 이전부터 지적을 했음에도 IR 담당이나 재무팀에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콤텍시스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안 좋은 것은 가리고, 자랑하고 싶은 부분에 초점을 맞춰 알린다는 기조를 가지고 지금까지 (해당 부서에서) 일해왔다"며 "SI(시스템 통합) 사업 특성상 정산이 되는 4분기가 지나야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일반적인 패턴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를 가리고 싶었던 것이 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저조했던 3분기 매출을 좀 가리고 싶었던 취지로 자료가 준비된 것 같다"며 "자사 지분 구조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생기면서 실적에 변화가 생긴 것도 다소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해 콤텍의 주요 매출원으로 잡혔던 부분이 계열사인 쌍용정보통신으로 넘어가면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며 "이 탓에 3분기 매출이 하락한 것처럼 비춰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콤텍시스템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주주들에게 혼동을 줄 여지가 높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또 최근 확산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에도 역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의 신뢰도와 지속가능성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볼 여지도 높다.
배용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엄밀히 말하면 법 위반 사항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공시를 했다고 해서 (실적과 관련해) 홍보할 때 제대로 된 사실관계를 전하지 못하고 혼동을 준다면 ESG 경영에 반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가 현재 시점에서 어떤 상태인지 정확한 정보를 알고자 할텐데 회사에서 투자자나 시장에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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