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관찰 예능형’ 애니메이션에 공감, 풍자, 은유, 해학까지…

강석봉 기자 2024. 11. 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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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 고증 스토리로 글로벌 Z세대 팬심 훔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애니메이션산업백서’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3860억 달러(약 512조원)로, 2030년까지 연평균 5.4%씩 성장률을 기록해 5880억 달러(약 7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는 애니메이션 시장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의 활용 방식을 통해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는 ‘관찰 예능형’ 애니메이션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단순히 오락적 요소를 넘어, 인간 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그들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관찰하고 이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작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각기 개성 넘치는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인간 사회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묘사하거나 풍자와 해학 등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에서 내 집 찾기’, ‘폭주족 샐리니’, ‘극한 직업’, ‘주차 빌런’, ‘슬기로운 야근 생활’…작고 귀여운 ‘미니니(minini)’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좌충우돌 인간 세상 적응기! 짠내 나는 현실 감각까지 더해진 일상 속 해프닝과 유쾌한 풍자로 공감과 재미를 느끼다


IPX가 기획하고 밀리언볼트와 공동 제작한 ‘미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


사람을 좋아하는 상냥한 평화주의자 레니니(lenini), 작지만 강단 있는 성격의 샐리니(selini), 듬직한 남친상을 보여주는 브니니(bnini), 뛰어난 능력 뒤에 미스터리를 감춘 코니니(conini) 등 인간 세상 어딘가에 숨어살 것 같은 미니니 종족의 좌충우돌 짠내나는 인간 세상 적응기를 담은 ‘미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최근 참을 수 없는 귀여움으로 화제다. IPX와 글로벌 애니메이션 ‘라바’, ‘씰룩’ 등을 탄생시킨 밀리언볼트가 공동 제작한 이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미니니(minini)는 캐릭터 명가 IPX가 선보인 캐릭터 IP로, 작고 귀여운 외모에 대비되는 배짱있는 행동으로 반전 매력을 자랑한다. 미니니의 SNS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8,700만 뷰에 달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해도 30만명이 넘는 등 글로벌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신곡 ‘아파트(APT.)’ 노래에 맞춰 미니니들이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은 조회수 342만 회와 24.9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했고, 퇴사짤, 민초러버, 작심 3초 다이어트, 탕후루 끊기, 슬릭백 막차 탑승 등 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트렌디한 인스타그램 콘텐츠가 공감을 사고 있다.

IPX(구 라인프렌즈)는 이러한 미니니의 인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기 위해 야침차게 준비한 애니메이션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자취방 품귀현상’, ‘지하철에서 키가 작아 사람에 깔린 레니니’, ‘프로 야근러’, ‘알바생 브니니’, ‘주차 빌런’ 등 미니니들이 인간 세상에 공존하기 위해 겪은 현실과 닮아 있는 짠내 나는 공감 스토리, 그리고 미니니의 시각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며 풍자와 익살스러운 해학적인 요소를 더한 유쾌한 재미를 선사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minini animation series)’가 그것이다.

지난 6일 미니니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글로벌 공개된 이번 애니메이션은 IPX가 기획하고, 다수의 히트작을 제작한 밀리언볼트와 함께 만들었다. 밀리언볼트는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라바’, 유럽과 남미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히어로 인사이드’, 유튜브 구독자수 85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국내 최초 과몰입 3D 관찰 애니메이션 ‘씰룩’ 제작진이 설립한 스튜디오로도 유명하다. 에피소드 당 1-2분의 짧은 러닝 타임으로 구성되어 총 80여편에 걸쳐 선보이는 이 애니메이션은 짧은 영상에 익숙한 MZ세대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잡은 것은 물론, 매력적인 스토리와 작화를 넌버벌(non-verbal)로 풀어내 언어, 국경, 나이를 떠나 전 세계 누구나 쉽게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브에 공개된 ‘미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 2편의 티저 영상 및 3편의 에피소드 주요 장면 이미지


‘미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매주 수요일, 토요일에 각 1편씩 공개되며, 현재까지 공개된 2편의 티저 영상과 3편의 에피소드에서는 미니니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인간 세상과,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몸집을 가진 이들이 인간 세상에서 피치 못하게 겪게 되는 에피소드 등으로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실수로 하수구에 빠트린 반지, 열쇠, 립스틱 같은 물건들을 줍기 위해 브니니들이 힘을 합치고, 운동을 하다 지친 인간에게 힘이 되기 위해 운동화 끈으로 함께 배틀로프 운동을 하는 등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을, 인간 세상에 숨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현실적 공감과 함께 은근한 해학으로 녹여냈다. 뿐만 아니라, ‘일잘러’로 인정받는 코니니의 슬기로운 야근 생활이나 레니니가 인간 세상에서 첫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부동산 중개인과 통조림집, 자판기집, 층간소음 있는 집을 보러다니는 등 일상에서 겪을 법한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은 에피소드로 공감을 산다.

이처럼 미니니들의 귀여움과 현실적이면서 웃음을 주는 스토리 라인의 시너지는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지난 1일 중국 최대 플랫폼 텐센트에 독점 공개되었으며, 내년 1월에는 일본 TV도쿄에서 방영을 예고해 해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만 불안했던 게 아니였어!” 감정 캐릭터들의 매력, 그 속에서 찾아낸 공감과 은유로 위로와 재미를 주다!


(왼) 디즈니 영화 ‘인사이드 아웃2’ 포스터 / (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시즌2’ 포스터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인간의 내면 감정을 ‘기쁨’, ‘슬픔’, ‘분노’, ‘혐오’, ‘두려움’이라는 캐릭터로 등장시키며 감정의 복잡성을 쉽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번 인사이드 아웃 2에서는 특히 ‘불안’이라는 감정을 부각하며 많은 관객의 공감을 샀다. 관객들은 주인공 라일리의 이야기를 통해 상황을 통해 ‘나만 불안을 느끼는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라일리의 인격 형성에 기초가 되는 ‘라일리의 성격의 섬’을 가족섬, 우정섬, 엉뚱섬, 하키섬, 정직섬 등을 통해 은유적으로 묘사하기도 하며 재미를 주기도 한다. 그 결과 800만 관객 돌파와 더불어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흥행 1위라는 기록을 세우며 전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 역시 평범한 30대 직장인 유미의 일상과 연애, 그리고 감정의 변화 과정을 감정 캐릭터들로 재구성했다. 감정 세포들이 마치 사람처럼 일상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감정적 순간들을 포착하여 보는 이들의 몰입을 유도한다.

현실 고증 100% 애니메이션, 현대인의 생활 고충을 유쾌하게 풍자하다


(왼) ‘브레드이발소 13화 월크의 이사’ (사진=브레드이발소 유튜브 캡쳐) / (오) 브레드이발소 극장판 ‘빵스타의 탄생’


‘브레드이발소’는 2019년부터 방송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TV애니메이션으로,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직원인 초코, 월크, 반려견 소시지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이발소에서 펼치는 유쾌한 일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은 현실을 절묘하게 풍자하는 에피소드로 화제를 모았는데, 그 중 ‘현실 고증 100%’로 불리는 시즌1 13화 ‘월크의 이사’에서는 집주인 할머니가 월세를 100만 원 올리겠다고 하자 월크가 “이상하다? 내 월급은 안 올랐는데”라며 월세 인상의 부담을 토로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어 월크가 비좁고 저렴한 집, 심지어 귀신이 나오는 집까지 돌아다니다가 결국 효율적인 동선과 구조를 자랑하는 원룸을 선택하며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개봉하여 26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은 ‘극장판 브레드이발소: 빵스타의 탄생’에서는 현시대의 유튜브 열풍을 풍자한다. 등장인물들이 유튜브 콘텐츠의 엄청난 광고 수익과 홍보 효과를 깨닫고, 너도나도 유튜브에 뛰어들어 조회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정을 그리며 오늘날의 치열한 유튜브 경쟁을 재미있게 비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브레드이발소’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현실을 반영하고 보는 이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의 독특하고 순수한 시각으로 관찰하는 관찰 예능형 애니메이션이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일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거나 풍자와 해학을 넣어 흥미롭게 풀어냄으로써 뜻밖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며, “특히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에 익숙한 Z세대들에게 어린이들만을 타깃으로 한 설정이 아닌, 현실 고증을 반영한 애니메이션은 국경과 관계없이 전 세계 모두에게 공감대를 불러 일으켜 사랑받는 것”이라 분석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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