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논술 효력정지, 재시험은 미정…수험생들 혼란 여전

법원,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재시험 시행 대해선 "대학 자율 존중"
수험생들 "재시험은 어떻게 되는거냐"
연세대, 대응 논의…재시험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법원이 2025년도 연세대학교의 자연계열 수시 논술시험의 효력을 정지했다. 하지만 재시험 여부가 아직 결론나지 않으면서 수험생들 사이의 혼란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15일 법원의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이후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시험 여부를 문의하는 게시물과 반응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수험생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이 "논술시험이 무효가 됐는데 그러면 (앞으로의 전형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재시험을 보는 건 확정된 거냐"고 질문하자 "가처분은 가처분이고 본심 판결이 나와봐야 알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댓글 작성자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으면 재시험을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수시 전형 모집 인원을 정시로 넘기면 학교가 그에 따른 소송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시논술 전형 모집 인원의 정시 이월 가능성 유무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가처분 신청 인용 소식을 공유하는 게시물에서 한 네티즌은 "그럼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정시로 이월이라도 할 셈인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러자 또 다른 네티즌은 "정시로 이월하려면 수시 접수 기회(6회)를 날리게 된 수험생들의 소송도 감당해야될 것"이라며 "원서비도 싹 환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심문에서 연세대 측은 "기존 시험에 문제가 있더라도 재시험 여부는 학교의 재량에 의해 결정될 문제"라며 "재시험이 타당할지 (선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할지의 판단은 학교가 하고, 수험생이 이를 요구할 권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논술시험의 재시험을 요구해 왔던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만일 연세대가 재시험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반응도 보였다.

관련 SNS 단체 대화방에서 A씨는 "정시 이월을 하면 (학교 입장에서) 후폭풍이 클 것"이라며 "논술 응시생이 대거 소송에 참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씨도 "저도 정시로 이월하면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동조했다.

문제가 된 수리논술 시험의 당초 예정된 합격자 발표일은 오는 12월13일이다. 연세대가 지난해 수능 다음날 합격자 발표를 조기에 하면서, 올해에는 이날(15일)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합격자 발표 절차는 중지됐다. 만일 연세대가 재시험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본안인 재시행 청구 소송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수험생들의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이날 수험생 18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낸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시험 시행 주장은 일단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험생들에게 대학이 재시험을 이행하도록 청구할 직접적인 권한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시험 외에 다른 방안이 가능하다면 대학의 자율성 측면에서 채무자(연세대)의 재량을 존중할 필요도 고려하겠다"고 판단했다.

정시 이월과 관련해선 "후속 절차가 중지될 경우 그 모집 인원을 정시모집 인원으로 이월할 수 있는지 현 단계에서 분명하지 않다"며 "그 후속 절차가 재시험인지 아니면 정시모집으로의 이월인지는 별론으로 한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재시험 등 연세대의 향후 대응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연세대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에 대한 입장을 묻자 "법원의 결정을 받고 나서 현재 입학처와 상의 중"이라며 "관련 공지 여부도 상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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