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가수 취급' 이승기-후크 재판 출석...정산금 미지급 분쟁의 끝은?

연예계 불공정 관행에 경종...'이승기 사태 방지법' 지난 9월 통과

(MHN스포츠 김수민 인턴기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미지급 정산금 분쟁 재판에 출석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연예계 불공정 관행 개선을 촉구했다.

이승기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20부 심리로 열린 네 번째 변론 기일에 피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은 "지금까지 원고가 피고 측에 정산한 음원 금액만 500억 원 수준으로, 음원 수익 일부가 누락된 것일 뿐"이라 주장했다. 이에 이승기 측은 "정산 요청 당시 자료가 없다고 했던 후크가 재판 과정에서 자료를 제출했다"며 "이번 사건은 연예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낸 사례"라고 반박했다.

직접 준비한 입장문을 통해 "18년 동안 콘서트, 앨범 판매, 방송 활동 등에서 정당한 정산을 받지 못했다"며 "연예계 활동 초기,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정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다"고 밝힌 이승기는 "7년이라는 소멸시효가 연예인들에게는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며 "이번 재판이 후배 연예인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지 않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승기와 후크엔터테인먼트 간 갈등은 지난 2022년 11월 이승기가 데뷔 후 18년간 음원 수익을 정산 받지 못했다고 폭로하며 시작됐다. 그는 권진영 대표 등 후크엔터테인먼트 임원을 특정 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후크는 이에 미지급 정산금과 지연이자 총 54억 원을 지급했지만, 이후 기지급 정산금을 포함해 추가로 돌려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이승기는 소속사로부터 마이너스 가수 취급을 받으며 정산 문제를 외면당했다고 주장했고, 후크엔터테인먼트 측의 녹취록에서 이런 내용이 확인되며 논란이 증폭됐다. 반면, 후크엔터테인먼트는 광고 수익을 과다 지급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이 사건은 국회에서도 주목받아 '이승기 사태 방지법'이 지난 9월 통과됐다. 이 법은 대중문화예술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에게 정산 내역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불공정 행위를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선고 공판은 오는 1월 17일로 예정됐다. 이승기는 법정 밖에서 취재진에게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릴 뿐"이라며 추가 언급을 피했다.

사진=MHN스포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