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보유주식 일부 글로벌 헤지펀드에 넘겼다

105만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
상속세 재원 마련 위해 1.42% 매각
“모친이 빚 안갚은 탓...주주들에게 미안”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보유주식 105만주를 거래시간 종료 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상속제 재원 마련 목적이다.

이 주식을 받아간 곳은 다수의 글로벌 헤지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임 대표는 지난 14일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주식 중 105만주를 장외거래로 매각했다.

이로써 임 대표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9.27%에서 7.85%로 변동됐다. 다만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는 주주명부 폐쇄일이 지난달 22일이었기 때문에 임 대표가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9.27%)에는 변동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헤지펀드 운용사가 임 대표의 주식을 받아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임 대표 측은 이번 주식 매각이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채무 불이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식 매각이 송영숙 회장이 임종훈 대표에게 갚을 돈을 변제하지 않아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송영숙 회장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임종훈 대표가 자녀들의 주식까지 담보로 잡혀가며 마련한 296억여 원을 대여했다”며 “이후 송 회장은 돈이 생기면 갚겠다며 상환을 차일피일 미뤘고 최근 3자연합을 결성하며 신동국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 대량의 자금이 발생했음에도 임종훈 대표의 변제요청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한미그룹 오너 일가가 국세청에 제출한 상속세 납부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임 대표를 포함한 상속인들(송영숙·임종윤·임주현)은 지난 5월 국세청에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하며 외부 투자자 유치를 통해 상속세를 해결할 계획을 제시했다. 상속세 재원 충당을 위해 5월 말까지 투자자 협의, 6~8월 실사 및 계약 조건 협의, 9월 말까지 지분 매각대금 수령 및 상속세 납부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8월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2308만여 주가 오너 가족에게 상속됐다. 당시 지분가치를 기준으로 약 5400억 원의 상속세가 부과됐고, 상속인들은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기로 한 상태다. 상속세 납부 기한 연장 신청을 통해 올해 4차 납부분의 기한은 이달 15일까지로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