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로마에 가면 로마법 따르는 박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다른 문화권에 가면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따라 적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리 생활을 하는 박새도 집단 구성원의 행동 양식을 관찰하고 학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무리 생활을 하는 조류인 노랑배박새(학명 Parus major)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처한 동물이 사회적 학습을 통해 그동안 익숙했던 행동을 바꾼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다른 문화권에 가면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따라 적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리 생활을 하는 박새도 집단 구성원의 행동 양식을 관찰하고 학습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마이클 치멘토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연구원팀이 새로운 집단에 간 새가 다른 새에 주의를 기울이고 사회적 학습을 통해 행동을 바꾼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에 공개했다.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들이 서로의 행동을 모방하며 학습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무리 생활을 하는 조류인 노랑배박새(학명 Parus major)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처한 동물이 사회적 학습을 통해 그동안 익숙했던 행동을 바꾼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먼저 문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면 먹이를 얻을 수 있는 '퍼즐 상자'를 개발하고 각각 왼쪽, 오른쪽으로 문을 밀도록 미리 훈련받은 '조교'와 함께 두 박새 무리에 제공했다. 두 박새 무리는 각각 퍼즐 상자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어 먹이를 얻는 '문화'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일부 박새를 문을 미는 방향이 반대인 새장으로 이동시킨 후 관찰했다. 문을 오른쪽으로 밀던 박새가 문을 왼쪽으로 미는 박새들이 있는 새장으로 옮겨진 것이다. 반대로도 이동시켰다.
관찰 결과 원래 있던 무리에서 다른 무리로 이동한 '이민자' 박새 중 80%는 새로운 새장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문을 여는 방법을 '원주민'들처럼 바꿨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도 그동안 행동하던 방식을 바꾼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민이 동물이 사회적 학습을 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험에서 확인한 증거다. 연구팀은 "새들에게 정확히 어디서 정보를 얻었는지 물어볼 수는 없지만 새들이 새로운 사회 집단에 들어온 순간부터 다른 새들을 매우 면밀히 관찰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놀라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자연에서 동물은 종종 한 환경에서 다른 환경으로 이동한다"며 "새로운 장소에서 사용할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을 걸러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371/journal.pbio.3002699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